지난 9월4일 한남3구역 조합 임원 이 모씨가 현대건설 사옥으로 차량을 몰아 돌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독자제공
서울 종로경찰서는 9월4일 오후 4시40분쯤 소형 SUV 차량을 몰고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빌딩 사옥 회전문을 들이받은 이모(63)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건물 시설 일부가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뉴스웨이 취재결과 이번 일을 저지른 이 모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3구역(한남3구역)의 조합 이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이날 오후 3시 한남3구역 조합 임원들과 현대건설 관계자들 간 회동에 참석했다가 자리를 비운 뒤 곧장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날 회동의 주제였던 현대건설이 배포한 한남4구역 수주관련 홍보자료가 범행의 주요 동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홍보자료의 내용이 알려진 뒤 한남3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선 사전 협의 없는 제안이라며 조합 집행부를 질타하는 여론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동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모씨는 회동 중에도 현대건설 관계자들을 향해 강한 어조의 항의와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 배포된 자료에는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사진=독자제공
한남3구역 조합원 J씨는 조합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왜 3구역 부지를 사전협의도 없이 마음대로 이용해 도로를 만들겠다는 제안을 4구역에 하느냐"면서 "조합 집행부가 이에 처신도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업계관계자들은 한남3구역과 4구역처럼 경계가 맞닿은 곳에서 시공사가 같다면 현장관리를 통합하거나 장비 진출입로를 공유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4구역과 추진속도 차이가 많이 나서 4구역이 이주할 즈음이면 철거를 끝내고 공사를 진행 중일 것"이라면서 "배포자료도 한남3구역 공사를 위한 임시도로와 단지 내 도로를 공유하겠다는 내용으로 한남3구역에 피해가 생길 일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한남뉴타운 위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일각에선 한남3구역이 오는 11월 조합 임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남3구역 조합원 A씨는 "올해 들어 조합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6월 서울시‧용산구 실태조사가 진행되는 등 조합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조합임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비방전까지 벌어지자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 모두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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