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숏폼 등 ‘시각적 체험’이 일상을 지배하는 요즘이다. 이 가운데 의도적으로 ‘시각’적 인지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 연극이 공연된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청소년극 ‘기억들의 무덤’ 얘기다.
2022년 초연된 ‘기억들의 무덤’은 ‘연극이 총체적인 감각을 경험하는 장르라면, 시각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감각으로도 연극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이번 9월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4면 객석’ 무대를 시도한다. 익숙한 무대와 객석 배치와 달리, 극장 중심부에 무대가 있다. 이를 객석이 마름모 모양으로 둘러싸고 앉을 수 있게 했는데, 때문에 관객은 앉은 위치에 따라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이 달라진다. 감상의 체험도 각기 달라지는 셈이다.
나아가 연출진은 ‘객석의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객석을 두르는 삼면에는 낮은 가림막이 있고, 관객 시야로 뿌연 막이 설치된다. 그 막으로 인해 배우는 온전한 상이 아닌 어렴풋한 실루엣으로 보이거나, 조각난 모습으로 보인다. 배우는 80분 동안 무대의 사면을 모두 돌아다니며 관객의 옆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대신 연극은 시각이 최소화된 자리를 다른 감각들로 채울 수 있게 했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배우들의 목소리, 코끝에 스치는 냄새, 상상력이 생기게 하는 효과음, 생경한 촉감 등이다.
‘기억들의 무덤’ 관계자는 "다양한 감각들을 통해 관객들은 이상하고 엉뚱한 유니버스로 기억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은 만 10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며 티켓 금액은 전석 3만 원이다. 청소년은 50% 할인되며,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와 문의 전화로 가능하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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