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엔씨소프트가 지난 28일 출시한 수집형 MMORPG '호연'을 통해 '탈 리니지'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연은 귀여운 캐릭터와 밝고 가벼운 게임성으로 엔씨 대표작 리니지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다만 신작 호연이 리니지 IP와 같은 흥행력을 갖추며 '넥스트 리니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호연은 출시 3일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평점이 2점대로 추락하는 등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출시 첫날 1위는 했지만
엔씨는 지난 28일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개 지역에 신작 호연을 출시했다. 호연은 엔씨의 지식재산권(IP) ‘블레이드&소울'의 3년 전 이야기를 다룬 수집형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이용자는 60여종의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이중 5종을 선택해 파티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출시 첫날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호연'은 출시 첫날 한국, 일본, 대만에서 앱 마켓 인기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에선 출시 초반 인기순위 1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게임업계 맏형 격인 엔씨의 이름값이 반영됐고 출시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착한게임?...과금시스템 등 불만 폭주
일부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호연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엔씨의 이름값이 무색하게 호연의 게임성이 기대 이하였다는 지적이다. 호연은 3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평점 2.8로 저조했다. 유독 많은 이용자들이 엔씨를 향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에 단순히 평점만 가지고 호연을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과금 시스템 등 이용자들이 공통적으로 문제 삼는 내용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호연은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착한 게임이라는 엔씨의 호언장담과 달리 캐릭터 능력치를 돈으로 사는 과금 요소를 다수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점 1점을 준 한 이용자는 "리니지보다 더하다"며 "캐릭터 궁극기를 돈 주고 사야 한다는 게 엔씨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리뷰를 달았다.
특히 호연은 기존 엔씨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천장시스템이 적용됐다. 천장시스템은 캐릭터나 아이템 뽑기의 상한선을 일컫는다. 즉 이용자의 과금액이나 뽑기 횟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원하는 아이템을 한 가지 선택해 가져갈 수 있는 확정 교환권을 의미한다.
호연 개발을 총괄한 고기환 엔씨소프트 PD는 지난 20일 미디어 간담회에서 "뽑기의 상한선을 가리키는 천장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있지만 보다 낮게 설정했다"며 "중간중간 마일리지 형태로 추가 보상을 주기도 하고 영웅 영입을 지원할 수 있는 픽업 루트도 다수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엔씨 개발진과 이용자들의 동상이몽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최근 엔씨는 배틀크러쉬, 호연 등 탈 리니지를 표방하는 신작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간 엔씨에 대한 반감을 키워온 과금 요소를 배제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BM 확보가 최대 과제였다. 현재까지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이번에도 실패로 끝나는 모양새다.
호연 흥행 주춤 더해지는 실적 부담
거듭되는 신작 흥행 실패는 엔씨의 넥스트 리니지 발굴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75% 줄었다. 비용 통제를 통해 가까스로 적자를 모면했으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위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신작 흥행을 통한 넥스트 리니지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는 호연을 시작으로 하반기 3∼4종, 2025년 4종 이상의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작 출시와 함께 흥행에 성공해야 실적 개선 및 주가 반등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게임 개발력, 과금 모델 등에 대한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호연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미래 출시될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 또한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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