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실업률 둔화 속에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티그룹의 로버트 소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자사가 올해 말까지 1.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0.50%포인트로 시작해 이후 또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따라서 실제로 연준이 올해 총 1.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소킨 이코노미스트는 시티의 전망이 변하는 노동시장 상황과 상승하는 실업률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업률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여전히 우려스럽다"며 "따라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준은 경제가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초기 조치를 취하는 데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3%로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최근 몇 주 동안 감소했으나 소폭에 그쳤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7월 말 연중 최고치인 25만건에서 23만1000건으로 줄었다.
소킨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 지표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가 특히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음달 6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실업률이 여기서 더 오르면 연준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전년 대비 2%대 중반에 머물렀다.
30일 미 상무부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들 전망치에 모두 부합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문가 전망에 부합했으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전망치 2.7%를 밑돌았다.
물가의 최근 변화 흐름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근원 지수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0.1∼0.2%에 머물러 0.2%는 넘지 않았다.
최근 3개월간 물가 흐름이 연준의 목표치인 연간 물가상승률 2%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PCE는 미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에 대해 측정하는 물가지표다.
연준은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때 상대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소비자물가지수(CPI) 대신 PCE를 준거로 삼는다.
소비자의 행태변화를 반영하는 PCE가 CPI보다 정확한 물가 정보 전달 수단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에 근접하면서 시장의 관심사는 이제 물가보다 경기 및 고용 흐름으로 옮겨간 분위기다.
연준이 다음달 17∼18일 FOMC 회의에서 ‘빅 컷(0.50%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지, 통상 수준의 0.25%포인트 인하할지 월스트리트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8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30일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은 68.5%,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31.5%로 반영됐다.
투자자들이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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