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인수 SPA 체결. 당국 승인 남아
은행 의존도 높아 비은행 계열사 확보 중요
[포인트경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거듭된 사과가 동양생명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2024.07.01) / 출처 - 뉴시스 (포인트경제)
지난 28일 우리금융 임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재차 사과했다.
이날 오전 임 회장은 회현동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대출로 인해 국민들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잇달아 사과한 것은 현재 금융당국의 칼날이 경영진 제재와 보험사 인수 승인 등에 직면해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날 임 회장은 동양·ABL생명을 1조5493억원에 인수하기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은행 의존도가 95%를 넘는 우리금융의 특성상 비은행 계열사 확보는 중요한 그룹 과제다.
현재 금감원은 350억원 부당대출을 제때 보고하지 않은 현 우리금융·은행 경영진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경영진 제재까지 예고하는 등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17조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보험사 편입 심사 요건에는 금융지주사의 사업계획 타당성과 재무상태, 경영관리 등이 있다. 이번 전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로 재무건전성과 경영관리 측면을 문제 삼으면 보험사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
시중은행 "지금 시대에 일어나기 힘든 금융 사고"
최근 우리은행에서는 2020년 4월3일부터 올해 1월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들 관련 대출 616억원 가운데 350억원이 부적정하게 취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시중은행 사이에서도 금융사 수장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번 사고는 지금 시대에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며, 내부통제가 강화되는 시점에 전체 은행권의 긴장감이 더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관련 부당대출이 9-10월께 손 전 회장과 연관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올해 1월에야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4월 자체 징계를 내리고 5월 2차 심화검사를 착수할 때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결국 금감원이 외부 제보를 통해 금융사고를 인지하고 지난 6-7월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이복현 금감원장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새로운 경영진 체제가 1년이 넘도록 사고 수습을 방치하면서 지배구조 문제를 더 키웠다"고 비판하며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을 가동해서 우리금융의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현 경영진의 처벌 의지를 드러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