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 분위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정부 기조도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국내 중견 게임회사인 조이시티와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초 블록체인 사업에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이시티는 트랄라랩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조성을 위한 '올인원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기존 게임(건쉽배틀: 토탈워페어·크립토볼Z)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히는 작업을 해왔다.
데브시스터즈도 지난 4월 말 이사회 의결을 거쳐, 블록체인 자회사 '플립필드'를 청산했다. 2022년 초 설립 후 그해 말 블록체인 생태계(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R&D)은 마쳤지만, 전략적 판단에 따라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
국내 게임회사의 블록체인 사업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이시티 관계자는 "수익성(성과)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 정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트랄라랩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억1300만원에 달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도 "핵심 게임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경영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며 더는 블록체인 사업 추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한 게임회사들이 모두 같은 판단을 하는 건 아니다. 넥슨을 비롯해 넷마블·컴투스·위메이드·네오위즈 등은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꾸려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자체 가상화폐도 만들어 게임에 적용,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실제 위메이드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장착한 뒤 세계 시장에서 130만명이 동시 접속하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위메이드의 NFT 게임 미르4. 사진=위메이드
수년 전 큰 관심을 끌던 P2E의 국내 허용 불발과 지난달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제도권에 편입되는 건 긍정적이나, 산업의 진흥보다는 규제만 늘어나다 보니 사업적인 영역에서는 더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며 "특히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시장 진입 초기인 두 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측면의 전략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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