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주택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심리 지표인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약 3년 전의 집값 급등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이달 118로, 한 달 새 3포인트(P) 올랐다. 이로써 지난 3월(95) 이후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 뉴스1
한국은행(한은)이 2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면서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작년 2월부터 이어진 동결 행진은 13차례 연속으로 이어지게 됐다. 기준금리 3.50%는 역대 최장 기간인 1년 7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다. 금통위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일한 금리가 유지된 기록이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 상승률 둔화세와 내수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도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 그리고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과 가격이 급등하고 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금리 인하를 지연하는 주된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5%를 기록하며 물가 안정이 일부 확인됐지만, 기상 악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 하반기 불확실한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까닭에 향후 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통위는 국제유가, 환율, 농산물 가격, 공공요금 등이 앞으로 물가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예측대로 연준이 다음달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10월이나 11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음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금통위 내에서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일부가 금리 인하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소수 의견이 있었을 경우 오는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이 지난 20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이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더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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