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법원이 지역의 자영업자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정우택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정 전 의원의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거나 일부 증거가 부합하지 않는 등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2022년 A씨로부터 수 백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3월 고소장이 접수 됐다.
“돈 봉투 의혹, 피의자가 방어할 권리 보장 필요 있어”
청주지방법원(김승주 영장 전담 부장판사)은 20일 0시30분쯤 뇌물 수수,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청구된 정 전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청주지법은 전날 오후 2시30분쯤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한 바 있다.
김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거나 일부 증거가 부합하지 않는 등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수수 혐의는 공여자의 진술이 유일하고, 일부는 공여자의 진술과 모순되는 제3자의 진술 내용이 있다”라며 “결국 이 사건 범죄사실이 소명됐는지는 공여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로 돌아가는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라고 전했다.
김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후원금 부분도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가 공여자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심이 들더라도 적어도 피의자에게 이를 방어할 권리를 보장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돈 봉투를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받는 지역 카페업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객관적인 자료가 대부분 확보된 점, 피의자가 다른 관련자들을 회유할 위치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기각했다.
정우택 “당시 국회의원으로서 민원인의 얘기를 들은 것일 뿐”
정 전 의원은 2022년 지역의 한 카페 업주 A씨로부터 수백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상수원보호구역에서 불법영업을 하던 자신의 카페 영업 허가 등을 청탁하며 정 전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정 전 의원이 A씨로부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CCTV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봉투를 곧바로 돌려줬으며, 봉투 속 내용물은 확인해 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30여년 정치 생활을 하면서 결코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영장 심사를 통해 억울함과 결백함을 자세히 소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치를 오래 한 사람으로서 공작이나 방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며 “2년 전 있었던 일을 민감한 시기인 공천 면접 전날 언론에 공개했다는 것은 공작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A씨와 만난 자리에서도) 당시 국회의원으로서 상수도 보호구역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민원인의 얘기를 들은 것일 뿐”이라며 “법에 예외 규정이 있어 허가할 여지가 있는지 비서에게 알아보라고 한 것이지 공무원에 압박을 가하거나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을 지내기도 한 정 전 의원은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뒤 4‧10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A씨 측은 돈 봉투를 돌려받지 못한 것은 물론 추가로 건넨 금품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3월 A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후 정 전 의원이 청탁 대가로 모두 700만원을 수수했다며 알선 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도 알선수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나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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