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주역, 사주팔자 명리학 같은 것에 심취한 적이 없는 보통 사람은 이것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3천 년 넘게 이어온 점술(占術)로서 둘이 같은 것으로 안다. 둘 다 아주 오래된 점술인 것은 맞다. 그러나 주역과 명리학은 탄생 역사와 예언 방식이 전혀 다르다.
주역(周易)은 고대 중국에서 거북이 등뼈가 갈라지는 것을 보며 미래 길흉을 예측하던 원리가 유교의 주요 경전인 『역경(易經)』으로 발전하면서 일정한 체계를 갖췄다. 여기에 ‘공자와 문하생들’이 해설서의 중심인 등 ‘십익(十翼)’을 완성하면서 유교 경전의 주류가 됐을 것이라고 대부분 주장하나 도올은 이 맥락상 공자의 저작이 아니라고 본다.
명리학(命理學)은 ‘복불복’인 거북이 등뼈에서 진화해 객관적 데이터인 사주(四柱) 즉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를 바탕으로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자연철학에 따라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한 60간지(六十干支)로 운명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1970년 봄 의 첫 문장 천존지비(天尊地卑-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를 접하면서 그 자리에서 득도했다’고 밝히면서 “54년 동안 삶의 수레바퀴 속에서 깨달은 바를 온양시킨 후 내어놓는 이 작품은 우리 조선민족의 사유를 깊이 대변하는 문학(問學)의 금자탑이다.
‘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는 문장이 왜 중요할까? 주희는 ‘의 언어는 지극히 현저한 자연의 모습에서 지극히 미세한 역의 이치를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과가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창공이 아닌 땅으로 떨어지듯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법칙에서 그 자연의 일부인 인간 삶의 이치도 알 수 있다는 뜻이겠다.
제 5장 11개 효사 중 “공자 가라사대 덕이 박한데 그 자리가 높고, 아는 것은 쥐꼬리 만한데 큰일을 도모하려 한다. 힘이 딸리는데 무거운 짐을 지었으니 재앙이 그 몸에 미치지 않는 상황은 거의 없다. 정괘 구사(九四) 효사에 ‘거대한 정(鼎 솥)의 다리가 부러졌다. 제사음식이 쏟아졌다. 정을 메고 가던 사람이나 주변 사람들의 몰골이 국물에 젖어 말이 아니다. 흉하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소인들이 무거운 책임을 감당하지 못해 나라가 망가지는 형국을 비유해서 한 말이다.”가 있다. 이런 괘와 효사를 보면서 혹시 내가 지금 그 솥을 메고 가는 당사자가 아닌지 성찰할 때 『주역-역경』의 가치가 빛난다.
책 뒤에 부록으로 과 이 편집됐다. 은 복잡한 내용을 모두 쳐내고 64괘 384효를 64페이지로 줄여 간결하게 설명한다. 은 한글 직역인데 37페이지 분량이다. 바쁘면 이 부록들만 읽어도 『도올 주역 계사전』의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충분하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더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