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달의 극심한 시장 변동성에도 미국이 '연착륙'의 길을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7월 소매판매 및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된 뒤인 이날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25%에서 20%로 낮추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급격한 시장 변동이 다가오는 경기침체보다 포지셔닝에 더 크게 영향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런 변동성이 "경제 펀더멘털의 변화보다 시장의 역동성과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에 더 연관돼 있었다"고 적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년 동안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시장이 요동쳤다며 특히 7월 고용지표 부진 이후 시장의 혼란이 컸지만 이런 혼란은 과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경제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는 최근 데이터에 더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임박한 경기침체보다 지속적인 경기 확장과 인플레이션 둔화라는 기본 관점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게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사실 최근의 데이터는 정말 고무적이었다.
15일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하고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상승한 7097억달러(약 967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0.4% 증가를 대폭 웃도는 수치다. 7월 수치인 전월 대비 0.2% 감소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됐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보다 7000명 감소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 23만6000명도 밑돌았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미 경제 중 3분의 2나 차지하는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다.
최근 금융시장이 경기침체 공포로 무너졌던만큼 견고한 소비와 고용 안정은 공포심을 털어내는 데 유용했다.
앞서 전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둔화한 수치다. 7월 CPI는 시장의 예상치인 3.0% 상승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마찬가지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월스트리트의 예상에 부합했다. 7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2%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하면서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에 연준의 9월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데이터를 감안할 때 최근 뉴욕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투매에 따른 공포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도한 것이었다"고 단언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부터 금리인하를 개시할 가능성이 100%, 0.25%포인트 인하 확률이 78%, 0.50%포인트 인하 확률은 22%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다음 세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월간 고용지표가 또 부진하게 나온다면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 0.50%포인트 ‘빅컷’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17일 고객들에게 공개한 또 다른 보고서에서 다음달 6일 8월 고용 보고서가 "무난하게 나오면 경기침체 확률을 15%로 다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지난 2일 수정 전까지 거의 1년간 유지해온 수준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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