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일 '국가 재정 책임법'(the Fiscal Responsibility Act)에 서명하면서 연방정부 부채한도(debt ceiling) 인상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 이로써 미국은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 시한을 이틀 남기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미국은 1917년 부채한도를 법으로 정한 이래, 1960년 이후 이번까지 부채한도를 총 79회 높여 잡았다.
미국의 부채한도는 말 그대로 연방정부가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선이다. 국가부채 한도를 미리 정해둔 덕분에 미국 정부는 재무부를 통해 의회 승인 없이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 법으로 한도를 정하므로 정부는 재정에 책임을 지고 방만 운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국가부채가 한도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이 중단돼 더 이상 빚을 낼 수 없게 된다. 안 그래도 세수보다 지출이 많은 재정적자 상황에서 국채 발행으로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면 국가 기능과 경제가 마비될 수 있다. 예산 집행이 안 돼 정부기관이 일시 폐쇄되는 '셧다운'(shutdown)이나 기존 부채의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디폴트, 즉 국가부도(sovereign default)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부채한도 무용론을 제기한다. 부채한도가 상향조정되기일쑤라서 오히려 재정의 방만한 운용을 뒷받침하고 정치권의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벼랑 끝 협상과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지는 셧다운‧디폴트 위기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 강등의 빌미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사(credit rating agency) 피치(Fitch Ratings)는 지난해 8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triple-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그럼 이 용어들을 다음 기사에서 살펴보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 미국 등 G7 재정적자 증가 경고
S&P·스코프 레이팅스 "시장 압력 높아져야 적자추세 바뀔 것"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해 경고했다. 금융시장이 정부와 정치권에 크게 자극을 줘야 늘어만 가는 적자 추세가 바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일 (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탈리아, 프랑스가 이미 높은 부채 수준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S&P의 프랭크 길 애널리스트는 "선거가 닥친 지금 시점에서 시장 압력이 크게 높아져야만 이들 국가 정부가 보다 확실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금융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경우에도 감당해야 할 재정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국제신용평가사 스코프 레이팅스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이들 국가의 고금리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스코프 레이팅스는 "고금리가 지속되면 이들 국가와 영국의 재정 상황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면서 "정책변화가 정부 부채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신용평가사의 보고서는 미국 시장이 독립기념일로 휴장한 날에 나왔다.
이들 나라는 모두 선거 관련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질 대선의 후보직에서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날 조기 총선이 치러졌고, 프랑스에서는 오는 7일 총선 2차 투표가 진행된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정부 부채에 대해 경고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우리가 안고 있는 부채 수준은 지속 불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다.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 신용평가사는 부채 한도를 둘러싼 의회의 합의를 특히 주목했다.
스코프 레이팅스의 데니스 쉔 애널리스트는 "의회의 이런 논쟁은 정부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길 애널리스트 역시 재정지출 억제와 관련한 미국 의회의 합의가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적자를 대폭 감축하고 정부 지출도 줄여나간다는 이전의 합의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면서 "이는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프랑스 역시 금융시장 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S&P는 프랑스의 재정 전망이 이제 더 불확실해졌다면서도 일요일 선거에서도 의회가 예산에 합의할 수 없게 된다면 올해 예산이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그나마 희망이 있다고 평가했다.
쉔 애널리스트는 또 영국에 대해서는 "2년 전 예산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지만 이 경험만으로는 긴축재정을 짜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4년 7월 5일)
<목차>
CHAPTER 1. GDP
1. GDP를 읽는 법_ 경제성과의 가늠자
2. 의심받는 GDP_ 믿기 힘든 중국 성장률
3. 경기는 돌고 돈다_ '호황'과 '불황'의 반복
4. 별난 경제지표들_ 구리는 '닥터 코퍼'
목차>
CHAPTER 2. 인플레이션
1. 인플레이션과 화폐환상_ 물가상승은 곧 화폐가치 하락
2. 슈퍼마켓 vs 공장_ 식탁물가가 결정되는 곳
3. 가장 중요한 물가지표_ 소비자 행동 변화를 감지한다
4. 구분해야 할 '플레이션'들_ 경제 상황을 대변한다
CHAPTER 3. 고용
1. 고용보고서-비농업고용지수_ 미국 소비의 핵심 변수
2. 고용보고서-실업률과 임금, 인플레이션_ 경기 변동의 후행지표
3. 빠듯하거나 느슨하거나_ 구인 배율 파악이 중요
4. 더 참고할 고용지표들_ 실물경기를 반영한다
CHAPTER 4. Fed와 통화정책
1. Fed의 두 마리 토끼_ 물가안정과 최대고용
2. FOMC와 연방기금금리_ 가장 긴장하는 이벤트
3. 중앙은행의 딜레마_ 완화냐, 긴축이냐
4. 최종대부자와 'Fed put'_ 경기를 살린 '헬리콥터' 머니
CHAPTER 5. 재정정책
1. 재정정책과 통화정책_ 재정정책은 대개 '확장적'
2. 재정적자와 국가부채_ 세수와 세출의 균형
3. 부채한도와 셧다운, 디폴트, 신용강등_ 빚을 질 수 있는 상한선
CHAPTER 6. 주식시장
1. 미국 증시 훑어보기_ 세계 최대 자본시장
2. 어닝시즌_ 핵심은 '순이익'
3. Bull vs Bear_ '강세장'과 '약세장'
4. 공포와 탐욕_ 위런 버핏의 조언
CHAPTER 7. 채권시장
1. 채권이 뭐 길래_ '고정수익' 보장하는 차용증
2. 채권의 敵 인플레이션_ 고정수익 실질가치 하락의 원인
3. 채권시장의 경고_ 위험이 크면 기대수익률이 높다
4. 신용위험과 신용스프레드_ 미국 국채와의 금리차
CHAPTER 8. 외환시장
1. 헷갈리는 환율_ 환율은 외화의 가격
2. 환율의 변수들_ 물가·금리·경상수지…
3. 환율전쟁_ 한쪽이 오르면 한쪽은 내린다
4. 캐리 트레이드_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
CHAPTER 9. 상품시장
1. 상품과 선물·옵션_ 파생상품으로 거래하는 원자재
2. 원유와 OPEC+_ 세계 3대 유종과 가격변수
3. 상품시장에서 금이 빛나는 이유_ 이자없는 안전자산
4. 비금속의 王 '닥터 코퍼'_ 가장 널리 활용되는 금속
CHAPTER 10. 위기
1. 1929년 월가 대폭락_ 호황은 대참사로 끝났다
2. 1987년 블랙먼데이_ 월가가 패닉에 빠졌다
3.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_ 오르막보다 가파른 내리막
4.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팬더믹_ 탐욕을 경계하라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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