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앞으로도 인디를 위한 진정성 있는 BIC가 되려고 합니다. 인디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외형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포커싱을 맞춰 글로벌 행사로 권위있는 어워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서태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올해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이 10주년을 맞았다. 여러 게임 개발자들의 열정만 가지고 시작됐던 행사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는 28개국 245개 작품이 참여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행사의 규모만큼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2015년 BIC 첫 해 대비 관람객은 8배가, 바이어는 3.5배가 증가하며 높아진 위상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BIC는 초심을 잊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BIC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이끌어 오고 있는 BIC 조직위원회 서태건 위원장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김태열 원장을 16일 오후 BIC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만나 10주년 소회와 향후 방향성을 들어봤다.
■ 다음은 일문일답
Q. BIC 10주년을 맞은 소회는?
서태건 위원장 : 2015년도에 인디 게임에 대한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몇몇 단체 대표와 막연하게 인디 게임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 당시에 가진 건 없었지만 열정만으로 의기투합했던 것 같다. 우리의 진정성을 느낀 여러 게임 개발자들이 동참하며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복도와 강당 등에서 시작됐던 행사였는데 지금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행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 이 벅찬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다.
Q, 10회를 맞은 BIC, 향후 방향성은 어떻게 되나?
서태건 위원장 : 1회부터 지금까지 진행을 해오며 그간 변하지 않은 한 가지 방향성이 있다. 인디게임과 이용자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사가 되자는 것이다. 인디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외형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포커싱을 두고 글로벌 어워드로써 권위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 부분이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어워드로써 권위를 손상시키지 않고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김태열 원장 : 내가 게임을 하며 느낀 건 게임은 기술과 문화가 결합된 종합 예술이라는 것이다. 게임은 기술의 육성뿐 아니라 그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BIC의 성장의 원동력으로 ‘커넥트’를 꼽았는데 앞으로도 그 부분이 BIC에서 지속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BIC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예산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성과가 있는지?
서태건 위원장 : 10년 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각 사업의 자투리 예산들을 모아 첫 행사를 열었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지원을 본격적으로 해주면서 BIC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작년부터 부산시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기 시작하며 안정적인 사업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예산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전시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 보이지만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페스티벌 기간 전 전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예산 내에서 모든 걸 해야 하다 보니 준비 작업 때는 죄송스럽게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작업을 해야 해서 굉장히 힘들게 준비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많다 보니 예산이 모자라다. 이에 많은 후원사가 있지만 더 좋은 전시를 위해 부산시에도 좀 더 예산을 요청 중이다. 또 아직 국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중장기 게임 진흥 계획에 인디 육성 계획도 들어가 있는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
김태열 원장 : 현재 부산시에서 6억 원 정도을 지원해 주고 있고, 파트너십 등을 통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행사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인디 게임의 중요성을 더 알리면 지원 규모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Q. 10번의 행사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서태건 위원장 : 3회 때였는데 그때는 실내가 아닌 영화의 전당 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행사를 준비했었다. 그런데 그때 18호 태풍이 왔다. 비바람이 불어서 행사 참가자들이 연탄 나르듯 줄줄이 서서 컴퓨터들을 실내로 날랐고, 태풍에 텐트가 날아갈 까봐 여러 조치를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당시 빠듯한 예산에도 다같이 식사를 하겠다고 식당을 임대해 먹었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예산이 부족했다. 그래서 거기 참석했떤 분들이 개인 카드 30장 정도를 모아 나눠 계산했던 적도 있었다. 또 하나는 지금도 하고 있는 건데 글로벌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부산에 행사 첫날 저녁에 각자 자신이 마실 캔맥주 하나씩 사서 해운대에 모여 비치 파티를 자발적으로 한다. 30~50명 정도가 모이는 것 같다. 해외 개발자들이 나름대로 BIC만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Q. 서양권 인디게임 행사는 인디 개발자들이 대형 게임사로 스카우트되거나 IP 판매도 이루어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BIC는 아직 그런 사례가 부족한 것 같은데
서태건 위원장 : 이제 그런 부분을 우리도 신경 써야 할 것 같긴 하다. BIC를 통해서도 대기업에 스카우트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참관하는 기업 관계자들을 보면 인사 담당자들도 있어서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조직위 역시 이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연구해보도록 하겠다.
김태열 원장 : 이 부분에 대해 홍보가 잘 안됐던 것 같다. BIC에 참여한 게임 개발자나 게임사에 대해 대기업이나 다른 쪽에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을 조직위원회와 같이 노력하고 그 결과도 계속 모니터링해서 안내해 드리겠다.
Q. 어워드를 강조하고 있는데 강조 포인트가 부족해 보인다. 어워드로써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서태건 위원장 : BIC 이름에 어워드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지 않지만 행사 자체를 어워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BIC는 어워드라고 강조를 안해왔다. 앞으로는 어워드로써 모습이 느껴질 수 있도록 더 고민을 하겠다.
김태열 원장 :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리는데, 국제영화제급 어워드 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위원장께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 향후 활동 계획은?
서태건 위원장 :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BIC 10주년 행사에서 제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듯이 앞으로도 어떤 일을 맡든 최선을 다 하겠다.
Q. BIC를 게임 외 다양한 콘텐츠가 모이는 종합 행사로 구상한다고 했는데, 추진 중인 부분이 있다면?
김태열 원장 : 앞에도 말했듯 게임은 기술과 문화에 일단 종합하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등 다른 콘텐츠와의 연결이나 AI, 블록체인 등 다양한 IT기술과 융합되는 형태로 고민하고 있다. 연내 내부 검토 후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하겠다.
Q. 충분한 예산이 주어지면 어떤 것을 추진하고 싶나?
서태건 위원장 : 컨퍼런스 부분이 좀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디게임에 대한 담론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늘릴 수 있는 컨퍼런스를 생각 중이다. 또 비즈니스 매칭에 있어서 행사 및 수상 이후 투자로 연결하는 부분도 추진하려면 예산이 필요할 듯 하다.
김태열 원장 : 개인적으로 더 필요한 부분은 멘토링이라고 생각한다. 대표 게임 개발자나 글로벌 개발자들이 인디 개발자들과 1대 1 멘토링 미팅을 마련해 선배 개발자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전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Q. BIC 참가자들이 도움 받고 싶은 하는 부분에서 콘솔 이슈에 대한 니즈와 어려움 토로가 많았다. 지원 계획은?
김태열 원장 : 글로벌 게임사와 연결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금까지 이 부분이 취약했다면 앞으로 더 지원을 하겠다.
서태건 위원장 : 플랫폼 회사의 여러가지 기술적 지원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정부 차원에서도 지금 특화해서 콘솔 관련 제작 환경 부분 지원 프로그램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안다. 우리가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역시 플랫폼 회사들과 접촉을 통해 인디 게임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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