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흰머리가 성성한 41세 골키퍼 렘코 파스베이르가 승부차기에서 5개를 막아내는 엄청난 활약으로 팀을 구해냈다.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2차전에서 아약스가 파나시나이코스에 0-1로 패배했다. 앞선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아약스는 합계전적 무승부가 됐고, 연장전까지 승부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날 승부차기는 다시 보기 힘들 정도로 길었다. 무려 17번 키커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보통 10번 키커를 넘길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승부차기는 양팀 골키퍼가 하나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은 반대였다.
파스베이르가 경기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파스베이르는 상대 1번 키커의 슛을 손으로 막아냈다. 이후 두 팀 키커들이 모두 성공시켰기 때문에, 아약스의 5번 키커만 차 넣는다면 승부가 긑날 수 있었다. 그런데 브라이언 브로비가 실축하면서 6번 키커의 차례로 넘어갔다.
이후 두 번이나 파스베이르가 팀에 승기를 안겨줬는데 동료들이 모두 뱉어버렸다. 파스베이르는 상대 7번 키커와 8번 키커의 슛을 연달아 막아냈는데 그때마다 후축이었던 동료 키커들도 모두 킥을 놓쳤다.
결국 모든 선수의 킥 차례가 한바퀴 돌았고, 11번 키커로 나선 파스베이르는 성공시켰다. 이후 두 팀 키커들이 나란히 다 넣는 양상이 쭉 이어지다가 파나시나이코스의 16번 키커를 또 파스베이르가 막아냈다. 그런데 이때 다시 한 번 브로비도 실패하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파스베이르는 상재 17번 키커 토니 빌헤나의 슛을 기어코 막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승기를잡은 아약스 키커가 성공시키면서 13PK12로 길고길었던 승부차기가 마무리됐다.
유럽대항전 역사상 가장 많은 선수가 킥을 넣은 승부차기는 지난해 그지라유나이티드와 글렌토란이 벌인 14PK13 승부였다. 이번이 역대 2위다.
영웅적인 선방을 해낸 파스베이르는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이런 미친 경험 해본 사람 있나?”라고 황당하면서도 기쁜 감정을 밝힌 뒤 “팀의 정신자세에 좋은 영향을 줄 승리”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 아약스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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