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 담당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구독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구독 사업으로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등 한 발 앞서 나가자 삼성전자가 추격에 나서며 양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구독)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40조원 규모에서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월 사용료를 내고, 정기 세척이나 성능 점검 등 전문가 관리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구독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구독 매출 1조1341억원을 기록하며 ‘유니콘 사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09년 정수기로 구독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2022년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 구독 품목을 확대하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LG전자의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 제품은 총 23종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오프라인 매장 ‘LG 베스트샵’에서 판매한 제품 중 구독 가능한 제품 20종의 구독 비중은 36.2%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구독 사업을 담당할 인력을 확보하며 구독 사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지난 6일 국내 구독 사업을 맡을 한국총괄 경력자 모집 공고를 올렸다. 구독 사업 전반에 이해도가 높은 이와 구독 상품 운영 업무 경험 보유자가 지원 자격으로 제시됐다. 수행업무는 △구독용 상품·패키지 기획 및 가격 전략 수립 △구독상품 매출 및 손익 관리 △시장 트렌드 기반 품목·경로별 판매 시나리오 수립 등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월에도 구독 유료 서비스 기획 등을 담당할 구독관리 경력자 채용을 진행하며 구독 시장 참전을 예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9~10월 구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독 사업 진출로 가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매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기준 TV 등을 담당하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DA사업부의 총매출은 14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49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8%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VD사업부가 3000억원, DA사업부가 2000억원의 영업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가전의 장점과 삼성그룹 계열사 혜택을 연계한 서비스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4월 열린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 당시 “(가전 구독 서비스는) 이미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다”며 “AI가 접목된 새로운 경험, 세척 솔루션 등 고객에 맞춰 좀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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