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시프트업은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를 든든한 뒷배로 두고 있다. 중국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를 흥행 반열에 올려놨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진출도 텐센트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텐센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흔히 중국 거대 자본은 양날 검으로 평가된다. 시가총액 600조원을 상회하는 텐센트를 우군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은 큰 강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 개발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홀로 자체 개발 신작을 흥행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 반짝 흥행으로 관심을 모을 순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많은 개발사들이 성공적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대형 퍼블리셔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시프트업 역시 니케의 글로벌 서비스를 텐센트 계열사인 프록시마베타에 위탁하고 있다.
강점이 큰 만큼 위험성도 크다. 경영권 찬탈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에 대한 불안감은 덤으로 따라온다. 텐센트는 그간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해 왔다. 글로벌 흥행작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한 미국 라이엇게임즈를 자회사로 품은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텐센트는 2015년 라이엇게임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크래프톤, 넷마블 등 국내 굴지 게임회사들도 텐센트 영향권에 놓여 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회사 지분을 사들이거나 해외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전략으로 영향력을 키워왔다. 크래프톤(13.87%), 넷마블(17.52%)의 지분을 각각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321만8320주(3.89%)를 보유하고 있다.
시프트업도 텐센트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두고 있다. 텐센트는 자회사 에이스빌을 통해 시프트업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7월 기준 에이스빌은 시프트업 지분 35.03%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지분율 39.05%)와 4.02%포인트 차이다. 회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 3.83%를 더하면 김 대표의 우호 지분율은 42.88%다. 텐센트가 약 8%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시프트업의 주인이 바뀔 수 있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지난달 11일 코스피 상장 이후 시프트업의 총 발행주식 수는 5802만5720주다. 12일 종가(7만5500원) 기준으로 8% 지분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505억원이다. 매년 수십조씩 버는 텐센트 입장에서 충분히 투자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총 발행주식의 약 82%가 최소 6개월간 매각 제한됨에 따라 텐센트가 추가 지분 매수를 통한 경영권 위협 시도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반대되는 블록딜 리스크도 상존한다. 텐센트가 초기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시프트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상장 직후 자회사 에이스빌의 의무보유 확약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민경립 시프트업 부사장은 지난 6월 열린 IPO 간담회에서 "향후 텐센트 행보에 대해선 텐센트가 답하는 게 맞다”며 "시프트업은 텐센트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텐센트와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라며 "경영진 간에도 게임 개발 등 통찰력을 나누면서 주기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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