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오랜 기간 팀을 찾지 못해도 훈련을 계속하며 희망을 놓지 않던 다비드 데헤아가 마침내 새 구단에 합류했다.
10일(한국시간) 피오렌티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데헤아가 새로운 피오렌티나 골키퍼가 됐다”고 발표했다. 공식 발표 자체는 10일에 이뤄졌지만, 피오렌티나는 데헤아가 이탈리아에 도착해 메디컬테스트를 받는 장면을 생중계했기 때문에 데헤아가 피오렌티나로 향할 건 이미 알려져있었다.
데헤아는 한 때 세계 최고 골키퍼를 넘보던 선수였다. 2009-2010시즌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 1군 골키퍼들이 대표팀 차출과 부상으로 연이어 이탈된 틈을 타 20세도 되기 전에 아틀레티코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해당 시즌 팀이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고 그 다음 시즌에는 훌륭한 반사신경을 발휘하며 아틀레티코 최후방을 든든히 책임졌다.
데헤아를 눈여겨 보던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은 에드윈 판데르사르 후계자로 2011년 영입에 성공한다. 2012-2013시즌 맨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우승을 함께했던 데헤아는 맨유가 암흑기에 빠진 후에도 묵묵히 골문을 지키며 세계 최고 골키퍼로 거론되는 등 선수 경력에서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 다만 신체 능력에 큰 영향을 받는 선방 스타일과 골키퍼에게도 빌드업을 요구하는 현대 축구 조류가 겹쳐 예상보다 이른 나이에 전성기에서 내려왔고, 2022-2023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났다. 데헤아의 빈자리는 에릭 텐하흐 감독이 아약스 시절 함께했던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해 메웠다.
자유계약 상태에 실력도 괜찮았지만 좀처럼 새 팀을 찾지 못했다. 맨유에서 37만 5,000파운드(약 6억 5,350만 원)를 주급으로 받을 정도로 몸값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이 정도 급여를 충당할 만한 구단은 많이 없었다. 이번에 피오렌티나로 이적한 것도 연봉 200만 유로(약 30억 원)에 추가 조항 100만 유로(약 15억 원) 수준으로 급여를 크게 낮춘 덕분이었다. 맨유에서 6주 정도 일하면 벌 수 있던 금액을 1년에 걸쳐 받는 셈이다.
데헤아는 무직 기간에도 개인 훈련에 매진하며 몸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 4월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 울트링엄 타운에서 훈련하는 영상을 올릴 정도로 자기 홍보에도 진심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럽 빅리그로 복귀할 수 있었다. 데헤아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단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사진= 피오렌티나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