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에릭 요키시(NC 다이노스)는 충분히 경의를 표할 만한 선수다."
LG 트윈스 내야수 오스틴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10-9 승리에 힘을 보탰다.
첫 공격부터 화끈한 타격쇼를 보였다. 팀이 0-3으로 끌려갔던 1회말 1사 1루에서 NC 선발 에릭 요키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2점 홈런(시즌 23호)을 쳤다. LG는 이 홈런으로 2-3 추격을 시작했다.
LG가 8-3으로 역전한 1회말 2사 3루 다시 한 번 오스틴에게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2점 홈런(시즌 24호)으로 10-3 KO 펀치를 날렸다.
오스틴은 한 이닝 2홈런이라는 진기록과 함께 KBO 리그 43년 역사 최초 신기록도 썼다. 동일 투수 상대 한 이닝 2홈런을 친 유일한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동안 KBO 리그에는 통산 8번의 동일 타자 한 이닝 2홈런 기록이 있었지만, 모두 동일 타자가 다른 투수에게 만든 기록이었다. 역사에 남을 만한 오스틴의 활약이었다. 반면 요키시는 430일 만에 KBO 리그 복귀전에서 3⅔이닝 10실점을 기록하며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수훈선수로 뽑힌 오스틴은 "한 이닝에 한 투수 상대로 안타 2개 치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 일(한 이닝 동일 투수 2홈런)이 벌어졌다. 이후 경기가 미궁에 빠졌는데, 어떻게든 잘 풀어서 승리했다"라며 "(신기록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이라 오랫동안 남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그 기록을 깰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오스틴은 요키시와 첫 맞대결을 앞두고 헬멧을 벗은 뒤 가벼운 인사를 했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자비 없었다. 한 이닝 2홈런을 쏘아 올려 NC 선발 요키시를 몰아쳤다. 이들은 경기 중 한 차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바로 오스틴의 세 번째 타석이었다. 오스틴은 가운데 담장을 향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끝까지 쫓아간 박시원이 잡아내며 3연타석 홈런에 실패했다. 이미 2루를 넘어갔던 오스틴은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들어오며 마운드에 있는 요키시와 얘기할 수 있었다.
오스틴은 "요키시가 '(홈런이 되지 않아) 살았다'라고 한마디 해 나도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KBO 리그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얘기도 자주하고, 으샤으샤 하는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키시가 힘냈으면 좋겠다. 또 경기 중이었지만, 대화하며 웃는 걸 보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서로 응원하고, 다같이 힘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기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모자를 벗고 인사한 건) 존경의 의미가 컸다. 나보다 한국에 빨리 온 외국인 선수 선배다. 또 지난 5년간(요키시의 키움 히어로즈 시절) 요키시의 활약을 보면 충분히 경의를 표할 만한 선수다. 그런 선수와 경기할 수 있어 존경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복덩이 오스틴. 올해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03경기 타율 0.302(388타수 117안타) 24홈런 90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지난해 23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오스틴은 "지난 시즌 홈런 기록을 경신해 정말 흥분된다. 그러나 아직 시즌이 남았기에 앞으로 계속 승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장 큰 목표는 1위 탈환이다"라며 "다들 홈런을 얘기하는데, 그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리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홈런은 부수적이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되는 타격을 하는 것이 주목표다"라고 웃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잠실,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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