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빅토리'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9년 세기말,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거제에서 유명한 댄스 콤비다. S.E.S와 핑클보다는 디바가 좋은 '힙합 소녀들'이다. 그러나 마음껏 춤출 공간이 없다. '댄서'를 꿈꾸는 필선은 연습실이 절실하다.
어느 날 서울에서 치어리더로 활약한 세현(조아람)이 전학온다. 기회다! 필선-미나는 세현을 이용(?)해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우여곡절 끝에 9의 멤버를 모았다. 마침내 완전체가 된 '밀레니엄 걸즈'. 그러나 조건이 있다. 만년 꼴찌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어야 한다. 열정만큼은 충만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의 응원이 통할까.
그리고 '힙합 정신' 충만한 필선, 과연 치어리딩이 괜찮을까.
'빅토리'는 '재.미.있.다.' 딱 네 글자로 정리할 수 있다. 웃기려고 발버둥 치지 않는데 웃기고, 작정한 신파가 아닌데 눈물샘을 자극한다. 세기말 학창시절을 보낸 관객이라면 극장 사운드를 통해 빵빵하게 들리는 그 시대 가요만 들어도 왠지 모를 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오랜만에 '나를 돌아봐', '쇼', '왜불러'를 흥얼거릴지 모른다.
이혜리, 박세완, 조아람을 비롯한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 여배우들의 케미가 더할나위 없이 좋다. 745만 명을 동원한 영화 '써니'(2011)가 연상 되면서도, 그와는 결이 다르다. 오랜만에 보는 그때 그 시절 여고생들의 감성과 티키타카가 공감을 자극한다.
박범수 감독의 연출은 깔끔하다. 실컷 웃기다가 한껏 심각해지는 보통의 영화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진지한 상황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코미디는 몰입에 크게 방해를 주지 않는다. 코미디 연출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감독이다.
Y2K 열풍 속 MZ 세대에겐 또 한 번의 신선함을, 세기말 학창시절을 경험한 이들에겐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해 줄 작품이다.
'밀레니엄 걸즈'의 응원은 어느 순간 '나'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14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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