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곧바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저격했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이후 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와 김기정이 현역 시절 겪은 도핑테스트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왼쪽)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오른쪽)현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 뉴스1
해당 도핑테스트 파문의 배경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용대와 김기정은 배드민턴협회의 무능한 행정 실수로 인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를 통보받았다. 이들은 불시방문 도핑테스트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문제가 돼 선수 자격정지라는 엄한 징계를 받게 됐다.
사건은 2013년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발생했다. 당시 배드민턴협회는 선수들이 있는 장소를 태릉선수촌으로 입력했다. 하지만 이용대와 김기정은 대회에 출전 중이어서 해당 장소에 없었다. 선수들의 실제 소재지와 시스템 주소를 전혀 다르게 입력하고도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협회의 황당한 일처리 때문에 결국 선수들은 도핑테스트를 받지 못하게 됐다.
당시 국제배드민턴협회(BWF)는 "이용대와 김기정이 2013년 3월, 9월, 11월 총 세 차례 도핑테스트에 불응해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협회의 행정 실수는 한 번이 아닌 세 차례나 반복돼 쓰리아웃 제도로 선수들은 결국 1년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억울하게 받게 됐다.
협회는 뒤늦게 문제 심각성을 깨닫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여 행정적인 실수라고 해명했다. 협회는 선수들이 도핑테스트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 오류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이 선수들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현역 시절 이용대-김기전 모습. / 뉴스1
협회는 벌어진 상황 자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항소를 계속해서 진행했다.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까지 발표했다. 항소 과정 끝에 BWF는 재심의를 열어 선수들에 대한 1년 자격정지에 대한 취소를 결정했고, 협회에 4만 달러(한화로 약 5480만원) 벌금을 부과했다.
이용대, 김기정은 도핑 선수라는 오명을 벗고 선수 자격도 회복했지만, 해당 사건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무능과 방만함을 드러내는 사례로 남게 됐다. 선수들의 소재지를 관리하는 것은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데, 이를 소홀히 하면서 선수들이 자격 정지라는 막심한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문제로 인해 이용대와 김기정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일 뻔도 했다. BWF 재심의 이후 두 선수는 아시안게임에는 다행히 출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기본적인 행정 절차조차 지키지 못해 선수들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협회라면 조직의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안세영은 6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리는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 정나은만 참여한다. 안세영 본인의 의사로 해당 기자회견에는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지난 5일 오후(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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