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리볼버'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꿈에 그린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수영(전도연)은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게 된다.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상상 이상의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인다.
2년 후, 출소한 수영 앞에는 생천 처음 보는 윤선(임지연) 뿐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약속을 한 자도 없고 그 어떤 대가도 없었다. 일이 잘못되었다고 직감한 수영은 보상을 약속했던 앤디(지창욱)을 찾아 나선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직진하는 그녀는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된다.
'무뢰한'으로 독보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승욱 감독은 '리볼버'에서도 탁월한 연출로 독특하고 기묘한 영화를 완성했다. 전설적인 작품 '초록물고기' '8월의 크리스마스' 각본을 시작으로 수많은 작품의 시나리오 자문으로 활약한 오 감독은 인간 정서를 파고드는 섬세한 이야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포착하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잔잔하면서도 날카롭고, 고요하지만 뜨겁게 끓어오르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특히 이 영화는 114분 동안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 향연이 관전 포인트다. 전도연은 '수영'의 분노를 건조하고 냉한 얼굴로 표현, 또 한 번의 인생 연기를 펼친다.
지창욱은 필모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찰진 욕설부터 비굴하고 지질한 모습까지 '이 정도로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를 살렸다.
작품마다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는 임지연 또한 최근 선보인 여러 캐릭터와는 결이 다른 모습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뿐만 아니라 김준한부터 김종수, 정만식 등 조연배우들, 특별출연한 이정재, 정재영, 전혜진까지 빈틈없는 열연을 펼친다. '리볼버'의 모든 배우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오 감독 특유의 연출이 다소 어렵거나 지루하다고 느끼는 관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다.
7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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