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후반 34분 전광판 화면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의 모습이 잡히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3335명의 팬들이 함성을 질렀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64분을 뛰고 벤치에 들어갔지만, 경기 끝까지 환한 미소로 팬들과 함께했다.
이날 손흥민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축구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이 제공한 매치 리포트에 의하면 손흥민은 3개의 슈팅을 때렸는데 모두 유효 슈팅들이었다. 그는 팀이 1-0으로 이기고 있던 전반 38분 골문 왼쪽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드리블하다 이른바 ‘손흥민 존(zone)’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상단 구석을 갈랐다. 전반 추가 시간 2분에는 정교한 패스를 받고 정면으로 쇄도해 들어가 상대 골키퍼 조현우를 속이고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활짝 웃으며 시그니처 포즈인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인 그는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 공격 부문 지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 9.1을 받은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날씨도 무더웠고 100%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팬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물론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인 만큼 부족한 면도 있었다. 그래도 팀이 승리하고 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돌아봤다.
토트넘은 슈팅 수(23-18)와 유효 슈팅 수(9-7), 패스 성공률(92.2-87.9), 키패스 수(15-7), 코너킥 수(13-4)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팀 K리그를 앞섰다. 박태하 팀 K리그 감독은 “토트넘은 세계 톱 클래스 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며 손흥민을 두곤 "톱 클래스 선수다. 순간순간 득점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고 높이 샀다.
손흥민 못지않게 취재진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는 바로 강원FC 소속으로 팀 K리그 유니폼을 입은 양민혁(18)이었다. 최근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내년 1월 손흥민의 팀 후배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민혁은 "저도 빨리 손흥민 선배 정도의 레벨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강원에서) 남은 경기를 잘 치르고 (토트넘에) 가서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올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톱 클래스 기량을 재확인한 경기이자 토트넘 입단을 앞둔 양민혁의 쇼케이스장이기도 했다. 경기를 마칠 때쯤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은 휴대전화 불빛으로 수놓아졌다. 세계적인 스타 손흥민에 대한 반가움과 라이징 스타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축구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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