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재훈 기자] 대한민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구본길·오상욱·박상원·도경동)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일 새벽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펼쳐진 남자 단체전에서 헝가리와 45-41, 4점 차 신승을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결승전까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올림픽 3연패를 기대하게 했다. 특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에이스 오상욱의 활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뜻밖에도 오상욱은 본인과 맞붙은 상대 선수에게 계속해서 점수를 내주며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25-22로 앞선 상황에서 출전한 오상욱은 상대 선수에게 무려 9점을 내주며 30-29로 추격당했다.
그러자 한국 펜싱 대표팀은 맏형 구본길의 차례에 예비 선수로 포함되어 있던 도경동을 내세웠다. 이번 올림픽에 첫 출전한 도경동은 기다렸다는 듯 본인의 실력을 뽐냈다. 도경동은 상대 선수에게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연속 5점을 따냈고 35-29인 상황에서 박상원에게 넘겼다.
이후 에이스 오상욱이 다시 본인의 페이스를 되찾아 마지막 45점째를 거두자 모든 한국 선수들과 코치진은 코트 위로 올라와 환호했다. 결승전이 끝난 뒤 취재진의 주목을 받은 선수는 에이스 오상욱이 아닌 예비 선수 도경동이었다.
도경동은 금메달 소감을 묻는 질문에 “펜싱 선수로서 제 마지막 목표가 금메달이었다. 그래서 힘든 걸 참고 운동했는데 너무 꿈만 같다”면서 “특히 단체전 3연패를 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경동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 군인 신분이다. 도경동의 전역 예정일은 10월 16일로 약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도경동은 본인의 손으로 직접 조기 전역을 이뤄냈다. 도경동은 “제대하게 되면 훨씬 더 펜싱을 열심히 하겠다”며 기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로서 남자 펜싱 대표팀은 단체전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대표팀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펜싱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아시아 국가가 펜싱 단체전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에이스 오상욱 또한 아시아 선수 최초로 펜싱 2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이들에게 이번 대회가 남달랐던 이유는 맏형 구본길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기 때문이다.
구본길은 결승전이 끝나자 “1년은 쉴 것 같다. 2026년 아시안게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안 된다고 판단되면 옆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구본길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단체전 3연패 순간에 모두 함께한 한국 펜싱 레전드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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