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패션 명품 플랫폼 투자에 사활을 건다. 에이블리에 이어 발란까지 외부 자금 수혈이 시급한 플랫폼 위주로 투자를 검토하면서 한국 명품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 중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해부터 발란에 수백억원 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과 발란은 전략적 투자자(SI), 재무적 투자자(FI) 등 모든 방식을 열어 놓고 투자를 논의 중이다. 지난해에는 알리바바 관계자들이 발란 사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측은 작년부터 발란에 관심을 갖고,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명품 플랫폼 시장이 침체되면서 논의가 지연되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발란은 “중국 알리바바(Alibaba), 포이즌(Poizon), 일본 조조타운(Zozotown) 외 3~4개사들의 투자 접촉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측의 가장 관심 분야는 발란의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성과다. 발란의 지난해 매출 392억원, 영업손실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액은 타 명품 플랫폼 대비 2~3배를 상회하며, 3년 연속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발란은 지난해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20만명,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600만회를 기록했다.
또한 발란은 지난 5월 글로벌 홈페이지인 발란닷컴을 열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앞서 발란은 지난 2022년 시리즈C 투자에서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2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투자 역시시리즈D로 투자 규모는 수백억 원대 규모(밸류에이션에 따라 변동)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시리즈C보다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발란 관계자는 "올해 들어 투자 분위기 살아나는 등 글로벌 플랫폼들의 투자 적기 판단이 있어 지속 협의 중"이라며 "발란 글로벌 사업은 첫 해인 올해만 연간 수출액 최소 500억원이 예상되며, 내년은 2000억원 규모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그간 알리바바는 국내 패션 버티컬 플랫폼 1위인 무신사를 비롯해 지그재그, 에이블리는 비롯한 국내 굵직한 패션 플랫폼 업체에 시리즈 투자와 사업 협력 등을 모색하고자 접근했으나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알리입장에서는 국내 패션 유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업계 1위 플랫폼인 무신사와 손을 가장 먼저 잡고 싶어 했으나 당시 무신사는 외부 투자가 급하기 않은 상황이었던 터라 알리 측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 측이 K패션 플랫폼 시장에 유독 눈독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C-커머스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젊은 세대의 유입이 필요하다는 판단해 이미 상당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K패션 플랫폼에 투자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의 '저가 이미지'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명품사업 유치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알리바바 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발란 측과 접촉해 투자를 제안하고 있는 만큼 알리바바의 투자가 확정될지에 대한 사안은 현재까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에 발란 관계자는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것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확인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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