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흐름과 달리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없었던 KB라이프생명이 올 2분기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거뒀다. 단기납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으로 선방한 경쟁사들과 대조된다.
약속 환급률을 높이지 않아 급감한 올 상반기 단기납 종신보험 대신 설계사 인센티브를 유지한 저축성보험 판매 수익은 늘었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연납화보험료(APE) 수치가 뒤바뀐 배경이다.
하지만 오는 하반기에는 다시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과거 푸르덴셜생명 시절 종신보험에 쏠렸던 상품 포트폴리오를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등으로 다각화하는 전략이 성과를 거둘 거란 기대에서다.
KB라이프, 1H 당기순이익 8.2% 감소
KB금융지주 공시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203억원에서 2023억원으로 8.2% 줄었다. 올 2분기만 따지면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증가한 990억원을 기록했지만 앞선 1분기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주춤한 결과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건 단기납 종신보험 실적 감소다. KB라이프는 종신보험을 포함해 보장성 보험에 주력한 경쟁사들과 달리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을 중점 판매했다. 주요 경쟁사들이 신회계제도(IFRS17)에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린 점과 대조적이다.
경쟁사인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는데 이는 보장성 보험 판매를 대폭 늘린 결과다. 올 2분기 신계약서비스마진(CSM)은 다소 주춤했지만 1분기에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 판매한 영향으로 신계약CSM이 3766억원에 달했다.
올 2분기 저축성 APE 급증
KB라이프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은 건 환급률을 둘러싸고 과열경쟁이 야기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보험업계에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처럼 판매하지 못하도록 권고했으나 올해 초 10년 시점 해지 환급률은 최대 130%에 달했다.
알고 보면 KB라이프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선두주자다. 과거 20-30년 만기였던 종신보험을 일찌감치 7년납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해지환급률과 설계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KB라이프는 연금보험을 택했는데 그 결과는 연납화보험료(APE)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KB라이프의 올 상반기 보장성 APE는 610억원으로 전년(3185억원) 대비 급감한 반면 저축성 APE는 28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배 가량 늘었다. 보장성 APE가 7707억원으로 같은 기간 1.8배 증가한 신한라이프와 대조적이다.
수익다각화 일환 변액보험 ‘성과’
KB라이프가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환급률을 높이지 않는 대신 주력 연금상품인 100세만족연금보험에 5년 만족 시점부터 납입한 주계약보험료에 6% 금리를 적용한 장기유지보너스를 적립한 점, 설계사 시책을 높인 점이 저축성 APE를 끌어올린 실적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KB라이프가 연금보험을 판매한 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간 통합이 되지 못한 전산 영향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별개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KB라이프는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등 하반기 반등을 바라보고 수익 부문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전년 말과 올해 초 환급률이 높은 종신보험을 타사는 판매했지만 저희는 환급률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에 연금보험상품으로 100세 만족연금보험 상품이 설계사분들의 선택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GA(법인보험대리점)에서 환급률이 높은 상품들을 찾아가다보니 단기납 보험과 관련해선 소외됐지만 변액보험 수익률도 좋은 상황”이라며 “푸르덴셜생명 시절 종신보험에 쏠려있었으니 고객 니즈에 맞게 다양항 상품을 판매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KB라이프의 변액보험 펀드는 최근 3개월 성과이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수익률 8.18%를 기록하며 국내 생보사 1위를 기록했다. 변액보험 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1월 통합 출범 당시 5조3451억원에서 지난 6월 기준 5조9048억원으로 5597억원이 증가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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