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DRX가 e스포츠 월드컵 메인 토너먼트에서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세계대회에서 한국 팀 사상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 새롭게 구성된 로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정상급 팀들과 견줄만한 실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DRX는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4 PMWC(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월드컵)' 메인 토너먼트 최종일 여섯 매치에서 35점(23킬)을 추가하며, 최종 합계 111점(63킬)으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 팀이 세계대회에서 올린 종전 최고 기록은 'PMGC(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2023'에서 농심 레드포스가 기록한 7위였다.
이날 첫 경기였던 사녹 맵 매치13은 선두 추격에 대한 조급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DRX는 첫 자기장이 자신들의 랜드마크와는 정반대인 본섬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섣불리 포메리컬 바이브스와 TJB 이스포츠 간 교전에 개입, 씨재(Cyxae·최영재)를 잃고 말았다. 물론 2킬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북쪽으로의 대회전을 통해 후반부를 도모할 수 있었던 만큼 아쉬운 판단이었다. 세 번째 자기장 변화에 따른 대응도 마찬가지였다. TJB가 빠진 자리로 무난히 스며들었지만, 섣부르게 티안바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전멸, 총 3점(3킬)만을 더한 채 마무리했다.
반면, 두 번째 자기장 북쪽 대회전을 택했던 뱀파이어 이스포츠는 TOP4에 오르며 7점(2킬)을 챙겼다. 동시에 선두 알파 세븐 이스포츠가 이번 대회 다섯 번째 치킨을 획득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DRX의 쫓기는 듯한 운영은 에란겔 매치14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골든 페이즈'라 할 수 있는 네 번째 자기장이 자신들의 거점을 중심으로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알파 세븐과 같이 뚝심 있게 기다리는 치킨 지향 플레이보다는 습관적인 중앙부 정찰과 킬 캐치 욕심에 다섯 번째 자기장 허무하게 전력이 반파되고 말았다. 지형적 유리함에 순위포인트 5점을 따며 총 6점(1킬)을 챙겼지만, 상위권 팀들이 빠르게 매치를 마무리했던 만큼 격차를 더 좁히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회를 잡지 못한 DRX의 이어진 매치 결과는 '광탈'이었다. 매치15에서도 첫 자기장을 받았지만, 다시 한번 무리한 스플릿 운영이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백업이 불가능할 만큼 광범위한 스플릿 운영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DRX의 플레이 스타일을 TJB가 노렷고, 결국 DRX는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단 한 점도 얻지 못한 채 16개 팀 중 가장 먼저 매치에서 탈락했다. 순위가 7위까지 내려간 것은 물론, 10위 트위스티드 마인즈에 4점 차까지 쫓겼다.
첫 세 매치를 실망스럽게 마친 DRX는 이후 최대한의 순위 상승을 위해 분전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역시나 팬들 들었다 놨다 했다.
우선, 매치 16에서만큼은 잇따라 아쉬움을 남겼던 앞선 에란겔 두 경기와 달리, 두 자릿수 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번엔 초중반 우호적인 자기장 흐름 속에 자기장 변화에 따라 스플릿을 적절히 포기하는 판단이 돋보였다. DRX는 이를 통해 7킬포인트를 획득하며 치킨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그러나 여섯 번째 자기장이 빠진 이후 시험대에 올랐고, 3인의 팀 리퀴드 공략에 앞서 큐엑스(Qxzzz·이경석)를 따로 빼놓는 전략이 화근이 됐다. 결국 큐엑스가 붐 이스포츠에 잘렸고, 팀 리퀴드 공략 과정에서 쏘이지(Soez·송호진), 현빈(HYUNBIN·전현빈)도 킬을 추가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홀로 생존한 씨재 역시도 더 이상의 점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10점(7킬)을 획득하며 다시금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다섯 번째 자기장 상황에서 리더 보드 4위까지의 팀들이 모두 탈락했던 상황이었기에, 단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그리고 이어진 미라마 맵 두 매치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DRX는 매치17에서 극단적으로 튄 자기장 흐름 속에 인서클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큐엑스가 4킬로 분투하기는 했지만, 여섯 번째 자기장 티안바에 전멸했다.
특히, 이번 매치 역시, 세 번째 자기장 스플릿을 펼치던 현빈이 배후에 있던 유도 얼라이언스에 잡힌 것이 이후 운영을 어렵게 했다. 반면, 과감한 스플릿 운영과 달리 빠르게 첫 자기장 중앙부로 들어가지 않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DRX와 달리 랜드마크 파밍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자기장 중앙부에 자리한 티안바는 17점(13킬)을 쓸어 담으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7위에서 맞이한 마지막 매치18에서는 이전 다섯 매치의 부진을 뒤덮는 DRX 선수들의 집념이 발휘됐다.
세 번째 자기장 쏘이지가 스플릿 운영 과정에서 차량이 터지며 고립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티안바로부터 값진 1킬을 뽑아낸 것은 물론, 남은 세 선수가 파워 이스포츠와 TJB의 잇단 공략을 상대로 다량의 킬을 더했다. 특히, 주장을 맡고 있는 큐엑스가 홀로 생존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팀이 얽힌 혈투 속에서 3킬을 추가했다.
이에 DRX는 최종 매치에서 12점(8킬)을 더하며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기분 좋게 4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 메인 토너먼트에서 11만달러의 상금을 추가하며, 앞선 그룹 스테이지 2만달러, 서바이벌 스테이지 2만7000달러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만 총 15만7000달러(약 2억17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한편, PMWC 초대 챔피언에는 알파 세븐 이스포츠가 오르며, 우승상금 40만달러(약 5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알파 세븐 이스포츠로서는 세계대회 첫 우승이다. 또 준우승 팀 일본의 리젝트는 PMGO 우승이 결코 운이 아니였음을 증명하며 20달러를 획득했고, 티안바는 전날 7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3위 14만달러의 상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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