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지난 22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제36차 세미나를 통해 “불공정한 합병 비율로 인해 보유중에 있던 밥캣의 지분이 휴지조각이 됐다”며 두 회사의 합병 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현재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밥캣 지분 46%와 일반 주주가 들고 있는 54%를 로보틱스에 넘겨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핵심으로 한 리밸런싱을 진행중에 있다.
다만, 이를 두고 관련업계 및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분할합병의 비율과 관련해 밥캣의 주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브라운 이사는 이와 관련해 “5% 미만이지만 두산밥캣 지분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면서도 “분할합병 공시 직후 대부분 매각한 상황이다. 합병비율의 비대칭으로 두산밥캣 주주들의 지분은 상당한 희석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산밥캣의 적정 기업가치를 지난 12개월의 영업이익과 비교대상 유사기업들과의 비교를 통해 약 15조원이라고 추정하고, 두산로보틱스의 적정 가치는 약 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를 기준으로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을 추산하면 96:4가 되는 셈이다.
브라운 이사는 이와 관련해 “두산에서 밥캣을 사들일 당시 이익의 13배 수준에서 인수했다. 적정가치 15조원은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로보틱스에 대해 “경쟁사가 받는 매출액 배수 5배에 할증을 붙이고 순현금을 더해도 적정시가총액은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브라운 이사는 그룹으로부터 합병의 근거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합병을 통한 최대 수혜자가 그룹의 대주주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 공시 다음 날인 12일, 외국인 투자자들 대상으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합병 이유를 물으니 시너지 효과라고 대답했다”면서도 “시너지 효과의 가치가 어느 정도이고 가치 실현 시점은 언제인지 물으니 아직 추산한 내역이 없어 알 수 없다고 말해 어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구를 위한 결정인지 물었을 때 돈 한 푼 안내고 밥캣 지분율을 14%에서 42%로 끌어올린 두산이 실질적인 수혜자라는 결론”이라며 “이사회가 이러한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실망스럽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브라운 이사가 언급한 지분율 42%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을 역으로 추산하면 5조원이 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로보틱스의 고평가로 두산이 수혜를 봤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도 이날 세미나를 통해 “(두산로보틱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조6000억원을 대입해 계산하면 주식교환 이후 두산의 지분율은 18.7%에 그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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