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경기도 양주시 한 태권도장에서 방치돼 의식불명 상태가 된 5세 아이가 사건 11일 만에 숨을 거뒀다.
24일 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의식불명 상태였던 5세 남아 A군이 숨졌다.
지난 12일 오후 7시 20분께 양주시 덕계동에 있는 태권도장에서 30대 관장 B씨가 A군을 말린 매트 사이에 거꾸로 넣어 20분 이상 방치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당시 “살려주세요. 꺼내주세요” 등을 외쳤으나 B씨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A군은 이 사건으로 인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B씨는 A군이 뒤늦게 심폐소생술을 받는 동안 태권도장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삭제했다.
B씨는 지난 19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학대 혐의를 부인하며 “절대 아니다. 제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라고 말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고 전해졌다. CCTV를 삭제한 점에 대해서는 “무서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유족 측은 KBS 인터뷰를 통해 B씨가 이전에도 학대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A군의 할머니는 “이전에도 매트 사이에 서너 번 들어갔던 모양”이라며 “아이가 어떤 때 오면 ‘엄마 나 여기가 아파. 파란 매트에다가 관장이 집어 던졌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유족 측은 B씨가 먼저 합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A군의 외삼촌은 “관장이 동생에게 했던 얘기는 ‘제발 합의 좀 해주세요’였다”며 “이게 먼저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 진짜 법이 내릴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을 줬으면 좋겠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웃는 걸 좋아하던 애였고 활동적이었다”며 “친구들하고 노는 게 너무 좋아서 태권도장을 갔던 것 같다. 그냥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갔던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건 이후 B씨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 고소가 3건 접수됐다. 검찰은 태권도장을 다닌 258명을 상대로 추가 피해 여부 확인을 위해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B씨에게 적용되는 혐의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변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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