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 아기를 잃은 시동생 가족에게 기독교적인 죽음관으로 위로를 건넨 크리스천 여성이 이혼 위기에 직면해 우리 사회 종교 갈등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준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남편이 저한테 '개독'이라고 비하하며 이혼하자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인 여성 A 씨는 "남편과 시댁 식구는 전부 무교이고 우리 집은 기독교인데 독실하진 않다"며 "나는 한 달에 한두 번 교회 가는 정도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편도 (내가 크리스천인 걸) 알고 결혼했고, 나는 남편한테 기독교를 절대 강요 안 하고 교회 같이 가자는 말 단 한 번도 안 했다"며 "사회에서 개독(기독교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불릴 행동은 한 번도 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시동생의 어린 아기가 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가족의 종교 분쟁이 촉발됐다고.
그는 "(시조카) 장례식장 가서 조의도 두둑하게 하고 위로도 한다고 했는데 제가 거기서 '하나님이 천사가 필요하셔서 아기를 빨리 데려간 거다'고 말했다"며 "시동생은 그 말 듣고 저한테 소리를 질렀고, 남편도 무슨 말 하는 거냐고 화를 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나쁜 뜻이 아니라 '어린 천사를 하나님이 필요로 하셨으니까 데려간 거다. 천국에서 편하게 쉴 거다'고 했는데 남편이 개독도 이런 개독이 없다면서 화를 내더라"며 "저는 솔직히 어느 포인트에서 잘못했단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너무 기분 나빠 있었는데 남편이 저랑 계속 같이 살 자신이 없다며 이혼하자고 한다"며 "제가 개독인 줄 알았으면 결혼 안 했다고 하는데 이게 이혼 사유가 되나요"라고 호소했다.
언제부터인가 '개독'은 기독교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언어로 자리매김했다. 기독교를 향한 지나친 혐오 표현은 소수의 일탈 사례로 전체를 매도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지적과 함께 교회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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