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에서는 우연이 자주 일어난다. - 바텐더 개붕이의 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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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서는 우연이 자주 일어난다. - 바텐더 개붕이의 술이야기:)

유머톡톡 2024-07-18 07:18:31 신고

오늘은 딱히 술 이야기라기 보다는, 바에 대한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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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바에서는 의외로 우연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야.

 

아마 취미로, 혹은 이제는 그냥 습관처럼 바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꽤나 공감할거야.

 

오늘은 그런 우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나도 내 가게에서 일어난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떠오르는데, 손님 이야기니까 굳이 하지는 않고 내가 경험한 것들을 위주로 쓸거야.

 

 

 

 

 

 

 

 

 

#1 꾼은 꾼을 알아본다.

 

 

바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 가운데 하나는 꾼이 꾼을 알아보는 거야.

 

다른 술집들과는 다르게 바는 의외로 손님들간의 교류가 종종 일어나기도 하는 곳이지.

 

특히나, 자기가 좋아하는 술을 주문하는 사람에게 묘한 호감이 가는 일도 꽤나 있는 편이야.

 

옆 사람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는데, 옆에서 들려오는 주문이 내 취향과 너무 비슷하다? 그러면 없던 관심도 생기기 마련이지.

 

특히나 마이너한 칵테일이 나오면 "와! 샌즈!" 하는 말이 절로 나오지.

 

 

 

코로나 전에 놀러갔던 바에서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던 내 옆에 한 여성 분이 앉았는데, 딱히 신경쓰지 않고 그냥 조용히 내 술만 마시고 있던 상황이었어.

 

그러다가 평소에 좋아하던 골든 캐딜락이라는 칵테일을 주문하니까, 친하던 바텐더가 나에게 물어보더라고.

 

"근데 둘이 원래 알던 사이에요?"

 

순간적으로 나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 했어. 덕분에 잠시 멍을 때렸지.

 

"엥? 아니야? 아니 나는 사주는 줄 알았지."

 

"제가요? 왜요?"

 

바에서는 종종 친해진 사람에게 술을 한 잔 사는 등의 일이 꽤나 자주 있는데, 나는 딱히 옆에 있는 분이랑 말 한마디 안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어.

 

이유는 다른게 아니었어, 골든 캐딜락이라는 칵테일이 그 바에서 나 말고는 그 여성분만 시키던 칵테일이었던 거야.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인연이 되서 무언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바텐더가 다른 업장에 가서 처음 보는 여성분한테 말 거는 것 자체가 꼴불견이라고 생각해서 그 날은 결국 그냥 소소한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지.

 

만약에 그냥 손님과 손님이었다면, 이런 우연에서 무언가 생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게 되는 개붕이는 그게 아니어도 되겠지만.

 

 

 

 

 

 

 

 

#2 조니워커 아저씨.

 

이건 바텐더를 하기 전에 이야기야. 이 아저씨 살아는 계시려나 모르겠네.

 

이 날은 술을 꽤나 마신 날이었어.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시고, 마시던 바가 문을 닫을 때가 되서 자리를 옮겼지.

 

마침 5시가 넘게 하는 바가 근처에 있었고, 거길 간 나는 그 아저씨를 만났어.

 

 

이 아저씨는 같이 온 일행과 조니워커 블루를 까서 마시고 있던 아저씨 였는데, 내 바로 옆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지.

 

나는 언제나처럼 마시던 칵테일을 주문해서 마셨고, 이때는 그래도 좀 젊은 편이었던 나한테 갑자기 그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 거야.

 

귀찮은데 뭐 술취한 사람이 그렇지 라는 생각으로 대충 대충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아저씨가 나한테 그러더라구.

 

 

 

"너 싸움 잘하냐?"

 

 

뭐지? 왜 시비임? 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괜히 얽히기 싫어서 대충 넘길려는데, 그 아저씨가 내 손목을 잡고는 힘을 써보라고 하더라고.

 

나는 아, 오늘이 내가 경찰서 가는 날인가? 라는 생각과, 술 마시면 곱게 집에 가셔야지 뭐하나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지.

 

그 아저씨는 이내 자기는 복근도 있다면서 바에서 셔츠를 풀어해치더군.

 

 

결국 그 상황까지 오니까 바텐더가 나서서 제지를 했고, 뭔가 기분이 나빠진 아저씨는 됐어, 갈거야 라면서 나갔어.

 

여기까지는 흔한 진상썰처럼 느껴질텐데, 나는 가끔 이 아저씨를 보고 싶어.

 

그 아저씨가 나가는 길에.

 

"야! 이 술 니꺼 해라."

 

라면서 3분의 2정도 남아있는 조니 블루를 던져주고 갔거든.

 

 

 

덕분에 새벽 3시 30분에 조니워커 블루 바틀을 손에 쥔 나는 바에 있는 사람 모두와 술을 나눠 먹으면서 메데타시 메데타시 엔딩을 했지.

 

참고로 먼저 먹고 있던 바에서 일하던 바텐더도 이 바에 놀러와서 나를 보고 인사하려다가 내 옆에 있는 아저씨를 보고는 구석으로 도망쳐 있더군.

 

그 동네에서 유명한 조니워커 아저씨 라는 별명의 진상이라는데, 뭐 올때마다 블루를 깐다니까 이해했어.

 

여의도에서 변호사 사무실 운영하는 분이라는데, 살아 계시려나.

 

 

 

 

 

 

 

#3 저쪽 신사 분이 드리는 겁니다.

 

바를 다니다 보면, 한 번 쯤 들어보고 싶은, 혹은 해보고 싶은 멘트 중 하나였어.

 

이게 되는 바가 있고, 안되는 바가 있는데 어쨌든 대부분 바텐더라면 한 번 쯤 해보고 싶은 멘트가 아닐까 싶기도해.

 

그리고 이걸 한 다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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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해줘야 제 맛이 사는 법.

 

 

나는 결국 이걸 해보게 됐지, 그것도 30대 아저씨 둘이서 말이야.

 

 

 

이제는 없어진 단골 바에서, 항상 갈 때마다 마주치는 손님이 있었어.

 

둘 다 서로 창가자리에 앉으려고 누가 먼저 갔나 눈치 싸움을 하던, 그런 사이였고 결국 워낙에 자주 마주치다보니까 친해졌지.

 

그렇게 몇 년을 서로 연락처 교환도 없이 바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것 만으로 지내면서, 서로 미묘하게 친밀감을 쌓아갔어.

 

그러다가 엇갈려서 한 반년을 넘게 못 보고 지냈는데, 어느 날 간 바에서 마주쳤어.

 

 

 

당시에 나는 여자친구(전)와 함께 놀러왔고, 그 분 역시 옆에 여성분이 있었지. 방해하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굳이 아는 척을 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가서 술을 마시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바텐더 분이 나한테

 

"저 쪽 신사 분이 드리는 겁니다."

 

라면서 위스키를 두 잔 내주더군.

 

고개를 돌려서 그 쪽을 바라보니까 그 분이 나에게 웃으면서 저 찡긋을 한 거야.

 

 

 

우리는 서로 웃으면서, 나도 그 쪽을 향해서 두 잔을 주문했지. 서로가 서로의 취향을 대충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덕분에 나와 여자친구(진)은 유쾌한 시간을 보냈고, 그 후에 연애를 할 수 있게 됐었지.

 

물론 지금은 아니긴 하지만.

 

 

 

 

 

 

 

 

쓰다보니까 너무 소소해서 별로 재미 없네.

 

그래도 바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니까, 칵테일이나 위스키에 취미를 붙였다면 우선은 단골 바를 만드는 것 부터 시작하자고.

 

자주 가는 가게에서는 나름 재미있는 우연이 일어나고, 그게 또 바의 재미니까 말이야.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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