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단지 조금 피곤해서, 예민해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증상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두통은 엄연한 질환이다.
기자 역시 두통을 달고 산다. 그것도 편두통. 간혹 한쪽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찾아온다. 유독 편두통이 심한 날이면 침대 밖을 벗어나질 못할 정도다. 약도 내성이 생긴 것일까. 약을 먹어도 효과가 신통치 않다.
편두통은 50세 미만 인구에서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 1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빛공포증, 소리공포증, 냄새공포증 등의 증상을 동반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편두통은 보통 8~10살에 처음 나타난다고 한다. 어린이의 경우 한 번 발생하면 30분~2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말끔히 사라져 ‘꾀병’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실제로 편두통을 겪는 사람 3명 중 한명이 사회적 낙인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버몬트대학 의대 신경과학 샤피로 교수 연구팀은 편두통이 있는 5만9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31.7%가 편두통으로 인한 사회적 낙인을 자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편두통은 진단도 매우 늦다. 대한두통학회 2019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환자들이 증상발현 후 진단을 받는 데까지 평균 10.1년이 걸렸으며 현재 병원 이전에 평균 3.9개의 병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과거 ‘두통환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진통제도 효과가 없자 병원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콕콕 찌르는 안구통증 탓에 안과를 방문했다. 다행히 의료진이 ‘신경과’를 가보라고 권유해준 덕에 편두통을 진단받을 수 있다고 했다.
책은 저자가 편두통을 진단받기까지 좌충우돌했던 일들, 진단 이후 삶의 변화, 치유과정 등 에피소드들을 시간순으로 풀어냈다. 특히 약사로서 그동안 복용했던 약들의 후기를 꼼꼼히 남겨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이정표를 제시한다.
편두통은 개인마다 양상이 다르고 증상에 차이가 있다. 또 두통치료는 효과나 부작용 정도를 나타내는 객관적지표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최적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인마다 맞는 약이 달라서 자신에게 맞는 예방약을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두통은 증상이 아니라 질환이다. 부디 이 책이 편두통치료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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