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차기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며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HD를 떠난 홍명보 감독에 대한 팬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홍 감독의 아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팬들에게 사과하고 나섰다.
울산은 11일 공식 SNS를 통해 홍 감독과 계약 종료를 알리는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엔 울산 팬들의 날 선 댓글이 주로 달렸다. 팬들은 “응원은 못 하겠지만 함께 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 않겠다”, “리그 2연패 해놓고 욕먹고 나가는 감독은 처음 본다‘, ”K리그와 울산은 대한민국 축구가 아닙니까?“, ”이게 감독이야?“등의 비난의 댓글이 달렸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댓글에 “죄송합니다”라는 대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홍 감독의 아내 조수미 씨가 대신 팬들에게 사과한 것이다.
조 씨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죄송합니다”라는 댓글로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특히 한 댓글에는 “댓글을 다는 동안 눈물이 앞을 가려 자꾸 오타가 난다. 이 글에서 멈추고 한참을 울었다. 너무 죄송하고 죄송하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 그냥 마음 편하게 미워하셔도 된다”며 줄곧 사과했다.
울산 팬들이 반발한 이유는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임생 기술이사가 7일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울산 팬들은 혼란에 빠졌다. 당초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줄곧 유력 차기 감독 후보로 꼽혔다. 그는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강하게 부인했지만, 그간 꾸준히 대표팀 감독 부임설을 부인한 홍 감독은 브리핑 후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았고 울산 팬들에게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아 의구심이 증폭됐다.
홍 감독이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사이, 여러 경로로 홍 감독의 대표팀 내정은 ‘타의’가 아닌 ‘자의’로 밝혀졌다. 이에 울산 팬들은 분노, 야유와 비판의 걸개를 내걸었다. 홍 감독은 평소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터치라인에서 선수들을 지휘했지만, 이날은 팬들의 분노를 의식한 듯 0-1로 뒤지는 상황에서도 벤치에서 나오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에도 홍 감독은 처용전사 앞에 나섰지만, 어떠한 설명과 사과는 없었다.
이후 홍 감독은 10일 K리그1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홍 감독은 11일 오전 울산 선수단 훈련을 마치고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한 뒤 구단을 떠난 상황이다. 울산은 당분간 이경수 수석 고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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