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급격한 매도세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현 수준에서 거의 배로 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비트코인에 많은 강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방송 CNBC 인터뷰에서 "지난달 비트코인 가격이 17% 하락했음에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상승 궤도에 머물며 결국 17만달러(약 2억3500원)를 기록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10만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사미르 커비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비트코인 목표가가 7만달러를 돌파된 뒤 다음 목표가는 1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현물 ETF가 비트코인의 수요와 공급 역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대규모 투자자 유입으로 상당한 매수 압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카라무치 CEO가 제시한 근거는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촉매제 세 가지다.
◇더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다시 흘러가=스카라무치 CEO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결제 물결을 받아들이면서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을 시장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4년 파산했던 암호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지난주 채권단과 고객들에게 진 빚 90억달러를 이미 상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2년 디지털 자산 시장을 무너뜨리고 뒤흔든 암호화폐 거래소 FTX도 대다수 고객에게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최대 160억달러의 암호화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스카라무치 CEO는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충성심이 여전히 뜨거워 배당금의 약 40~50%가 암호화폐에 재투자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배런스는 비트코인 목표가가 10만달러까지 오른 것은 신규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주류화하는 비트코인=미 의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틀 설정 법안이 발의됐다.
스카라무치 CEO는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수단으로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 전망에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공화당 강령에 디지털 자산, 특히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수용가능한 장기 자산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결정적 증거"라고 덧붙였다
◇매도 압력, 결국 가라앉을 것=스카라무치 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인 매도 압력에 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반감기(halving)’가 수익을 유지해야 하는 채굴자들 사이에서 일부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마운트곡스의 상환금도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반감기란 채굴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시기를 말한다. 2009년 첫 등장 이후 비트코인은 대략 4년마다 반감기를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공급을 압박하므로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이다.
독일 정부는 올해 불법 복제 영화 사이트에서 약 22억달러의 비트코인을 압수하고 수억달러의 암호화폐도 처분했다.
블록체인 분석 사이트 아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8일 또 다른 1억5500만달러의 비트코인을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와 투자기관, 투자 전문가에게 보냈다.
스카라무치 CEO는 매도 압력이 곧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판매자가 물러나면 비크코인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침체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한 다른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9일 비트코인은 약 5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소폭 상승했다. 최근 매도세에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연초보다 29% 상승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강세 심리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스카라무치 CEO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한 바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임명됐으나 곧바로 불거진 권력 암투 과정에서 11일만에 경질됐다.
그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로 지난 1월 14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선서 후보로 결정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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