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고율관세’ 우회 시도?···BYD, 태국 이어 튀르키예에도 공장 짓는다

▲ 지난 4일 태국 방콕 남부 라용의 비야디(BYD) 공장 완공식에서 전기차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유럽연합(EU)이 고율관세 시행으로 대중(對中)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태국 전기차 공장을 완공한 것에 이어 튀르키예에서도 생산 공장 건설 협약을 발표하면서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메흐메트 파티흐 카즈르 튀르키예 산업기술부 장관과 10억달러(약 1조3827억원) 규모의 신공장 건설 협약에 서명했다.
  
BYD는 2026년 말쯤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공장에 연간 전기·하이브리드차 15만대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연구·개발(R&D)센터도 함께 문을 열며 튀르키예에서 5000명을 직접 고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EU의 고율 관세를 피함과 동시에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 선점을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이번 협약은 지난 5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7.6%로의 관세율을 적용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체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지난 1996년 발효된 튀르키예와 EU의 관세동맹에 따라 튀르키예에서 제조된 자동차는 추가 관세 없이( without additional duties) EU로 수출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피아트, 르노, 포드, 토요타, 현대차 등 해외 기업들은 종종 합작 투자를 통해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D도 성명에서 “우리는 대체에너지 차량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며 “여러 이점을 가진 튀르키예에 투자함으로써 BYD의 생산력이 향상되고 물류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EU의 고율 관세 시행 하루 전인 지난 4일에는 태국 방콕 남부 라용 지역에 BYD의 첫 동남아 공장이 완공됐다.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BYD는 4억9000만달러(약 6786억5000만원)를 투입한 이 공장에서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태국 또한 튀르키예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집중 지원 아래 전기차 생산과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동남아 전기차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보조금 제공하고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태국은 1분기 동남아 전기차 판매량의 55%를 차지했으며, 그 가운데 동남아 전체로는 BYD 점유율이 47%,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고작 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