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예민한 눈으로 개인과 사회를 응시해 온 작가 조남주.
그가 '귤의 맛'에 이은 두 번째 청소년소설 '네가 되어 줄게' 를 출간했다. ;귤의 맛;에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막막함 속에서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별스러운 약속’을 한 네 아이들의 속사정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에선 ‘별스러운 일’이 몰고 온 엄마와 딸의 인생 2악장 조바꿈을 그렸다. ‘영혼 체인지’와 ‘타임 슬립’ 설정은 엄마와 딸 사이 오해를 허무는 통로.
한 존재를 이해하려는 작가의 곡진한 시선은 그대로되, 뚜렷이 달라진 점은 손바닥 뒤집듯 휙 뒤집힌 인물들이 정체를 숨기며 주변과 일으키는 유머러스한 상황에 거듭, 킥킥거리며 웃게 된다는 점이다.
1993년과 2023년의 학교를 배경으로 당시 청소년들과 요즘 청소년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재미와 함께, 청소년기를 지나온 어른들에겐 추억과 공감을 불러오는, 이제 청소년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에겐 자신들을 알아주는 소설이다.
갱년기 엄마도 알 수 없지만 사춘기 엄마는 더 알 수 없음을 깨달으며, 야만의 시대 고달프고 불합리한 상황들을 돌파해 가는 딸 강윤슬, 그리고 딸의 교실에서 새로운 교수법에 헤매며, 인생 2회 차를 맞아 딸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엄마. 성격, 습관, 취미, 세상을 바라보는 앵글은 다를지라도, 엄마와 딸은 새로운 환경에서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며, 꼬인 시간의 매듭도 풀고 꼬인 오해도 풀고 그러면서 동시에 서로를 향해, 서로의 진심을 향해, 과거에서 미래에서 자신을 기억하고 기다리고 그리워한 이들을 향해 달려간다.
결국 서로를 가장 필요로 할 때 자신의 삶으로 서로를 소환한 딸과 엄마, 개인 대 개인의 공감 서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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