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유로 2024에서도 자책골이 풍년이다.
원래 유로 대회는 득점왕도 골을 잘 넣지 못하는 대회다. 득점왕이 5골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사례는 역사상 단 2번뿐이었다. 유로 1984에서 프랑스의 미셸 플라티니가 9골을, 유로 2016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이 6골을 넣었다. 두 선수 모두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로서 득점왕을 차지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책골은 많아지는 추세다. 선수 실력의 향상보다는 기술이 그만큼 발달한 덕분이다. 이전에는 슈팅한 공격수의 득점으로 넘어갔을 일도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수비수 자책골로 정정된다. 자책골이 단순히 상대 몸에 맞고 들어가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유효슈팅이 아닌 슈팅이 상대 몸에 맞고 골로 연결됐을 때만 인정되는 자의적 판단 영역인 점을 감안하면 비디오 판독 기술 도입이 자책골 수의 증가로 이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유로 2016까지 대회 당 3개 수준이었던 자책골은 유로 2020에서 9개로 크게 늘었다.
이번 대회에서 자책골은 지금까지 9개가 나왔다. 독일과 스코틀랜드의 유로 2024 개막전에서부터 안토니오 뤼디거가 자책골을 기록했고, 조별리그에서만 자책골이 7개가 나왔다. 이는 유로 2020 당시 조별리그 자책골 6개를 뛰어넘은 수치다.
16강에서도 자책골은 어김없이 나왔다. 스페인과 조지아 경기에서는 로뱅 르노르망이 조지아의 크로스를 방어하려다 공이 몸에 맞고 그대로 오른쪽 골문 안으로 흘러갔고, 프랑스와 벨기에 경기에서는 랑달 콜로 무아니가 크로스처럼 보낸 슈팅이 얀 베르통언의 무릎에 맞아 절묘하게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번 대회 자책골은 벌써 9개로, 만약 자책골이 하나만 더 나온다면 대회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유로에서 득점왕이 현재 3골에 그치고 있어 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조지아의 조르지 미카우타제와 독일의 자말 무시알라, 슬로바키아의 이반 슈란츠가 3골로 득점 공동 선두다. 이 중 미카우타제와 슈란츠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월드컵과 비교해도 유로의 자책골 풍년은 유난한 편이다. 월드컵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처음 도입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자책골이 9개가 나오며 그 수가 확 늘었는데, 정작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자책골이 2개로 줄어들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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