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강산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변신’은 주인공 그레고르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흉측스러운 벌레로 변한 탓에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 내용이다. 그레고르는 그 집안의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그가 출근하지 않자 회사 간부가 그의 집에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가장이었던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면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되자 일을 할 줄 몰랐던 가족들이 나름의 방법들로 생계를 유지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좁은 집으로 이사 가자고 하며 그간 생계를 책임졌던 주인공을 버리자는 대화를 한다. 벌레가 된 주인공이 움직이자 심지어 아버지는 그가 징그럽다며 먹던 사과를 던지고 그것은 주인공에 등에 박혀 아주 큰 상처가 난다. 그 상처로 인해 주인공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이 기괴한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를 해석하고자 한다면 카프카라는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알아야 한다.
카프카는 아버지와 사이가 아주 좋지 않았다. 카프카를 아무것도 못 하는 무능력한 바보로 취급하였고, 카프카가 결혼하고자 부모님께 데리고 온 여성을 창녀라고 칭하기도 하는 등 폭언과 무시를 일삼았다.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어보면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 변신이라는 작품에는 수많은 해석이 존재한다. 독자마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림도 이와 같다. 그림이라는 것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객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큰 재미다. 그림을 보기 이전에 작가의 생애를 먼저 보고 그림을 보면 그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을 그렸고,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어떤 것들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어느 정도 해석된다.
물론 위 변신에 대한 해석처럼, 관객마다 그림에 대한 해석은 모두 다를 것이다. 작가의 의도, 관객 저마다의 해석 모두 맞다. 오답은 없다.
우리의 사랑을 많이 받는 화가 중 고흐가 유명한 이유도 그것이다. 고흐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압생트를 즐겨 마셔 알코올 중독이었을 것이라거나, 압생트에 있는 특유의 성분이 노란색만 보이게 만들었을 것이라거나, 조현병, 간질, 귀를 통째로 잘랐다는(혹은 귓불만 잘랐다는) 등 고흐의 일생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할 거리는 너무 많다. 그는 부유한 삶을 살지 못했고 고립된 삶을 살았기에 고흐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도, 정확한 기록도 없다. 이러한 스토리에 더하여, 늦깎이로 그림을 시작한 탓인지 그만의 독특한 붓 터치는 그의 작품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만의 그러한 붓 터치는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생각해 낼 수 없었던 고흐만의 특유한 기법이고, 그 특징은 고흐의 그림이 다른 그림에 비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의 일생을 아는 것, 작가만의 붓 터치 스타일, 주제, 주로 사용하는 색을 중심으로 본다면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고, 해당 작품을 그리던 그 당시 작가의 감정에 동기화되는 경험까지 할 수 있다면 힐링의 시간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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