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인간형 로봇), 가상인간이 속속 개발되며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개발사들이 풀어야 할 큰 숙제로 대두됐다. 불편한 골짜기는 인간이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볼 때 많이 닮을수록 호감도가 높아지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론을 말한다.
점점 더 인간과 닮아가는 로봇, 가상인간들의 모습에 두렵고,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러나 '불편한 골짜기' 현상도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이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면 어떨까.
일본 도쿄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로봇에 살아있는 피부 조직을 부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던 로봇의 표정도 더욱 '인간스럽게' 변하게 되는 셈이다.
저명학술지인 셀(Cell)에서 발간하는 자매저널인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동 연구진은 생물의 피부 조직을 로봇 얼굴에 부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살아 있는 피부가 인공 기질에 밀접하게 달라붙는지, 찢어지지 않고 다양하게 조작될 수 있는 지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간 로봇에 인간의 피부 세포를 이용한 인공피부를 부착하는 연구도 진행됐었지만, 피부가 잘 부착되지 않고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 실리콘 고무를 피부로 사용했을 경우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지 못한다는 것이 한계였다. 이에 연구팀은 보다 사실적인 표정을 구현하기 위해 살아있는 피부를 부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피부를 로봇 얼굴과 같은 인공 기판에 부착했다. 인간의 피부와 인대 구조를 모방해 로봇 표면에 구멍을 뚫고, 콜라겐이 포함된 젤을 도포한 뒤 피부를 부착했다. 그 결과 로봇 얼굴이 인간과 같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살아 있는 피부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고, 인간과 같은 생물학적 센서를 탑재해 민감한 촉감을 제공한다"라며 "인간과의 상호 작용 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표정을 짓는 얼굴 근육 활동은 주름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향후 해당 모델을 활용해 주름 형성의 구조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프로토 타입으로,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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