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OO구가 아침에 공무원들을 일찍 출근하게 하는 이유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본문의 내용과 사진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 뉴스1
서울 OO구가 아침에 '주민 자율 대청소'를 이유로 공무원들을 원래 출근 시간부터 일찍 출근하게 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21일 보도했다.
OO구는 오는 24~28일 '6월 주민 자율 대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달 20개 동에서 한 주를 정해 청소하는 이 캠페인성 행사에는 주민 자율 청소단체와 지역주민단체, 직능단체 등이 참여한다. 이 행사의 목적은 공동체 의식과 내 집·내 점포 앞 청소 의식 등을 함양하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행사의 이름은 '주민 자율 청소'지만 사실 공무원도 동원된다. 청소 시작 시간이 오전 7~8시 사이인 걸 감안하면 평소 출근 시간보다 훨씬 이른 셈이다.
주민도 자율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 이 행사 때문에 공무원들은 주민단체와 직능 단체 관계자에게 청소에 참여하는지 확인 전화까지 해야 한다.
OO구 주민 A씨는 이 행사의 취지를 아예 비판하며 과거 '새마을운동'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끼를 입고 모여서 청소하는 것 자체가 과거 새마을운동 같고 고루한 이미지"라며 "구청장이 빗자루를 들면 주민들도 나서서 따라 할 것이란 생각은 21세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청소에 동원되는 공무원들도 행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저연차 공무원 B씨는 "청소보다는 사실상 구청장과 구의원이 인사하고 가는 자리"라며 "밤낮 없이 일하고 악성 민원도 많은데 아침 7시 출근까지 시킨다"라고 하소연했다.
이런 탓에 최근 내부 게시판에는 '이럴 거면 청소회사에 취임을 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글은 특정인 비방이라는 이유로 금방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 식사 하러 가는 공무원들, 본문 내용과 사진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 뉴스1
현재 전국공무원 노조 서울지역본부 OO구지부는 '자율 청소 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O구지부가 지난달 26일 낸 성명에 따르면 전날 1인 시위를 하던 노조 간부가 "청소 그만하라"고 말하자 구청장은 "행복한 줄 알라"며 지나갔다.
이에 OO구지부는 "공무원 모두를 강제 청소시키는 것이야말로 권한을 남용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악성 민원으로 공무원이 시달리고 있고 강제 청소로도 지쳐간다. 우리의 인권과 삶도 존중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OO구 관계자는 "도시 미관을 관리하기에 많은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데 재정이 열악한 우리 구에서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주민 소통도 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라고 해명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