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씨네] 하정우 진가, 눈 돌아간 여진구…'담백'한 대신 '쾌감' 없는 '하이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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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네] 하정우 진가, 눈 돌아간 여진구…'담백'한 대신 '쾌감' 없는 '하이재킹'

뉴스컬처 2024-06-15 00:01:00 신고

영화 '하이재킹' 스틸컷.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영화 '하이재킹' 스틸컷.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하이재킹'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웃음기 뺀 하정우, 성동일은 오랜만이다. 여진구는 '악역'을 위해 눈이 뒤집히는 열연을 펼쳤다.

1971년 겨울 속초공항. 김포행 여객기 기장 규식(성동일)과 부기장 태인(하정우)이 비행에 나선다. 탑승 중인 승객들은 질서도 없고 소란스럽다. 당시 시대적 배경을 말해주듯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 살아있는 닭을 품고 탑승한 할머니도 있다. 승무원 옥순(채수빈)은 분주한 승객들을 차분하게 통제하며 자리에 앉힌다.

그러나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폭주한다. 용대(여진구)가 사제폭탄을 터트리면서,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하이재킹' 여진구. 사진=
'하이재킹' 여진구.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는 순식간에 조종실을 장악한다. 그리고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 협박한다. 폭발 충격으로 규식은 한쪽 시력을 잃었다.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납치범의 바람대로 여객기가 휴전선을 넘는다면 이는 곧 남북 전쟁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목숨을 걸었다.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한 태인의 사투가 시작된다.

'하이재킹' 포스터.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하이재킹' 포스터.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하이재킹'은 여객기가 공중 납치된 극한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서스펜스 액션 영화다. 1971년 1월 속초 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홍천 상공에서 납치당한 사건인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철저한 고증으로 완성한 당시 여객기의 내외부 모습부터 기장, 승무원, 승객 모두 현실감 있게 담아내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보는 맛을 더한다. 하정우는 전매특허인 능청스러움을 '싹' 빼고 당시 긴박한 상황 속 부기장 '태인'의 모습을 오롯이 그려냈다. 그간 '더 테러 라이브' '터널' 등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진 '재난' 속 상황을 생상하게 연기해 극의 재미를 높인 하정우의 진가가 또 한 번 발휘된다.

여기에 아역 시절부터 힘 있는 연기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한 여진구는 '악인'이 아닌 '악인' 납치범 규식을 제 옷을 입은 듯 담아냈다. 눈이 돌아간 듯 폭주하는 모습에서는 섬뜩함을 자아내면서도, 왠지 처연해지는 이중적인 면모를 오로지 '연기력'으로 담아냈다. 

'하이재킹' 채수빈.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하이재킹' 채수빈.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하이재킹' 스틸컷.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하이재킹' 스틸컷. 사진=(주)키다리스튜디오/소니픽쳐스

성동일, 채수빈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현실감 있는 얼굴 표정, 대사 한마디 한마디로 캐릭터를 있는 그대로 살렸다.

'하이재킹'은 '아수라' '1987' '백두산' 조감독 출신 김성한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그는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사건을 다루는 것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신파보다 최대한 담백하게 담아내고 했다"고 밝혔다.

그가 의도한대로 영화는 '담백'하다. 그래서 눈물을 빼야 할 장면에선 눈물이 안 나오고, 긴박한 상황에선 긴박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서스펜스 액션 영화라는 장르에서 주는 영화적 쾌감은 부족하다.

그러나 '담백'하게 흘러간 영화는 '실화'임이 인지된 상태에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100분이 지나간 이후 라스트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먹먹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1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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