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의 방방곡곡 유통] AI가 골라주고, 기업이 잘라주는 과일을 먹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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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의 방방곡곡 유통] AI가 골라주고, 기업이 잘라주는 과일을 먹는 시대

한스경제 2024-06-14 12:04: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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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안산점 1층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1층 / 사진=이수민 기자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아무거나 고르세요."

한 대형마트 과일 코너의 문구가 시선을 끈다. 과감하고 발칙한 명령에 소비자들은 고민 없이 큼직한 수박을 카트에 담는다. 수박을 통통 두들겨보거나, 애써 수박의 꼬리나 무늬를 확인했던, 이전의 풍경은 예전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AI가 당도를 직접 선별했다고 하니 오랜 과일 속설보다는 믿음이 가는 것이다.  

다른 매대에는 깔끔하게 소분된 '조각 과일'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 대체로 젊은 부부에게 인기가 좋다. 깐깐한 5060 세대의 주부들도 가격표를 보고 이내 만족한 듯 서너 팩을 담는다.  

롯데마트 안산점 1층에서 다양한 조각 수박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1층에서 다양한 조각 수박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이수민 기자 

지난 13일 오후 방문한 롯데마트 안산점 과일 코너에서는 이 같은 풍경들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과일을 통째로만 사야 했던 과거와 달리, 용량에 따라 원하는 사이즈로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해졌다. 최고의 당도를 고르기 위한 과일 '복불복 게임'도 모습을 감췄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다양해지고 고민의 시간은 줄어든 셈이다. 

달라진 과일 매대의 풍경은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1~2인 가구 증가세를 반영한다. 변화의 최전선에 존재하는 유통업체들이 이에 상응한 제품을 발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결과다. 기업의 기민한 노력의 성과는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부터 판매 중인 AI 수박 누적 판매량은 현재 10만개를 넘어섰다. 일반 수박 평균 판매량보다는 약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마트 관계자는 "AI 수박을 구매했던 고객이 또 구매를 하는 재구매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특히 처음 구매할 때보다 재구매 시 고객들이 큰 고민 없이 사는 경향이 높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안산점 1층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 안산점 1층 / 사진=이수민 기자 

롯데마트가 일부 과일 품목에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올해 초다.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다.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하면 미숙, 과숙, 내부 갈라짐, 육질 악변과 등 사람의 판단에 의존했던 '수박 속' 상태까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 특히 참외는 크기, 중량뿐 아니라 노균병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해 여부, 기형과, 스크레치 등 모든 종류의 외부 결함 검출이 가능하다. 

AI 기술을 통해 고품질은 물론 안전하고 건강한 소비가 가능해진 것이다. 롯데마트는 AI 선별 품목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AI 과일'에 이어 다양한 '조각 과일' 상품을 내놨다. 1~2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시대에 따라 소용량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높아진 점을 눈여겨봤다. 

한 입 크기의 큐브 형태로 커팅한 '조각 수박', 원물을 1/8 사이즈로 잘라낸 '조각 수박 1/8', 껍질을 남겨두고 커팅해 포크 없이 손으로 집을 수 있는 '바로 먹는 수박'이 대표적이다.  

4kg 미만의 '미니 수박'과 커팅된 '조각 수박'의 경우 운영을 시작한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조각 수박·멜론·사과 등 소용량 과일 상품 수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제공

조각 과일의 경우 1~2인 가구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 편의점들도 앞다퉈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CU는 '싱싱생생 조각 수박'을, GS25는 순살조각수박(480g)과 애플수박(1㎏ 안팎), 망고수박(1∼3㎏), 블랙수박(3∼5㎏)을 최근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도 다양해지고 무엇보다 빠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트렌드를 접목시킨 상품을 어느 시점에 어떤 구성으로 내놓을 것인가를 늘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만족은 물론 기업 효율까지 여러 방면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그런 이해 과정들을 거쳐 최종 상품이 매대에 올라가게 된다. 매대를 보면 시대를 알 수 있단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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