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그 말을 듣는데 나이를 먹긴 먹었다고 딱 느껴졌어요."
KIA 타이거즈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7로 승리하고 시즌 전적 38승1무27패를 마크, 삼성 라이온즈에게 패한 LG 트윈스(38승2무28패)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양현종은 승리투수가 됐지만 5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한 편이었다. 2회말 박성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양현종은 3회말 만루 위기에 몰린 뒤 최정과 오태곤,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4점을 더 잃어 KIA는 0-5로 끌려갔다.
하지만 SSG 선발 오원석에게 꽁꽁 묶였던 KIA가 5회초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고, 오원석이 내려간 6회초 4점을 몰아내고 6-5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 좋은 날이 아니었던 양현종도 계속해 버텼고, 6회말에도 올라와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책임진 뒤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양현종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두 팔을 크게 흔들며 함성을 유도했다. 양현종의 액션에 KIA 팬들은 더 큰 환호를 보냈고, KIA는 최지민이 2・3루 상황을 잘 막으면서 위기를 넘긴 뒤 7회초 7점을 몰아내고 승기를 가져왔다.
이날 3안타 6타점을 기록하고 KBO 역대 최다 루타 신기록을 작성한 최형우는 경기를 돌아보며 "(선수들에게) 굳이 얘기한 건 없는데, 그래도 오원석 투수가 내려가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 중심에 맞춘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나도 행운의 안타가 나오면서 다들 분위기를 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던 양현종을 바라보며 "저 친구한테 고마웠다"는 얘기를 꺼냈다. 최형우는 "내려오면서 이렇게 (함성 유도를) 하길래 나는 '5점 줬는데 왜 저래' 생각했다"고 웃으며 "내려오면 뭐라고 할까, 약 올릴까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내 그는 "얘기를 들어 보니, 그 상황에서 분위기가 저 쪽으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이라서 일부러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데, 현종이가 나이를 먹긴 먹었다고 느껴졌다. 멋있었다"며 양현종의 노련함을 인정했다.
한편 KIA는 이날 승리로 1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다른 팀들의 무서운 추격에 직면하고 있다. 최형우는 "극복해야 한다. 어떻게 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부상 선수는 나오기 때문에 이것도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 누가 들어가느냐는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거고, 우리는 그냥 똑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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