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어린이라는 사회』

책은 10년 차 초등학교 교사가 목격한 어린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비밀 연애를 감추기 위해 쉬는 시간마다 아무도 지지 않는 팔씨름을 벌이는 커플, 그림 그리기 대회에 나가 참가상을 받고도 스스로의 작품에 1등 딱지를 붙이는 아이… 어른들의 마음을 덜컹이게 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하지만 책의 정체성은 아이들의 순수와 낭만으로만 가득한 일상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치 않는다. 어린이들의 사회는 현실적이고, 치열하고, 때론 냉혹하기까지 하다. 어른들의 눈에 불완전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아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온전한 삶이다. 저자는 매일 고군분투하며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줄 수 있는 사랑은 넘어지지 않게 업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넘어질 자유를 보장하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임을 강조한다. 적당한 거리와 적절한 온기. 이것이야말로 아이의 성장을 위한 진정한 배려이자 의무 아닐까.

■ 어린이라는 사회
이세이 지음 | 포레스트북스 펴냄 | 296쪽 | 1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