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재훈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중국 관중들의 야유에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도발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최종 예선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도 역시 손흥민의 활약이 빛났다. 손흥민은 90분을 모두 출전하며 팀을 이끌었고, 이강인의 결승골 과정에서 결정적인 패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에게 관심을 받은 부분은 바로 중국 관중들의 야유에 보인 손흥민의 태도였다.
중국 관중들은 경기 전 손흥민이 화면에 잡히자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한 후에도 손흥민이 공을 잡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할 때마다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자 손흥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44분쯤, 손흥민은 이강인이 준 패스를 받으려다 경기장 라인을 넘어갔다.
손흥민의 바로 앞에는 경기장을 찾은 대규모의 중국 원정 팬들이 있었다. 이들이 또다시 야유를 보내자 손흥민은 미소를 지은 뒤, 오른손으로는 손가락 세 개를 펼친 뒤 왼손으로는 숫자 0을 만들어 중국 팬들을 도발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손흥민은 당시 제스처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한국의 홈에서 중국 팬들이 야유를 하는 건 도저히 내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며 “우리 팬들을 무시하는 행동 같아 선수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고 작년에 우리가 중국을 이겼던 스코어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 홈팀 중국을 3대0으로 꺾고 통쾌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펼쳐진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중국전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3차 예선에서 톱 시드에 포함될 예정이다. 3차 예선은 18개의 팀이 3개 조로 나눠지게 되는데 아시아에서 FIFA 랭킹 순위가 가장 높은 일본과 이란, 그리고 한국은 서로 다른 조에 포함되며 부담을 덜었다.
한편 축구팬들은 손흥민이 보인 도발에 대해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박지성의 일본전 산책 세레머니와 비교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직전 일본에서 펼쳐진 한일전에서, 박지성은 1대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을 기록한 뒤 일본 관중들을 그대로 응시하며 마치 산책을 하는 듯한 세레머니를 펼쳤다.
평소 박지성은 어떠한 도발과 야유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선수였지만, 그날만큼은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다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이다. 지금까지도 박지성의 당시 산책 세레머니는 역대급 세레머니로 남아있다.
박지성은 과거 유퀴즈에 출연해 일본전 산책 세레머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박지성은 “일본 관중들이 저에게 굉장히 많은 야유를 하더라. 그래서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건방진 세레머니다”라며 “골을 딱 넣고 ‘다들 봤지?’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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