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한 귀걸이는 진짜 진주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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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한 귀걸이는 진짜 진주였을까?

여성경제신문 2024-06-10 11:00:00 신고

민은미 <그림 속 보석 이야기> /제이앤제이제이(디지털북스)
민은미 <그림 속 보석 이야기> /제이앤제이제이(디지털북스)

주얼리는 나와는 거리가 멀고 어려운 카테고리다. 할머니의 호박 반지, 엄마의 금가락지 그리고 멋으로 끼고 다니는 은반지. 그 외에 보석의 세계에는 전혀 문외한이다. 주얼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다. 그러던 차에 주얼리와 보석에 대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바로 민은미 주얼리 칼럼니스트의 <그림 속 보석 이야기> 다.

저자 민은미 주얼리 칼럼니스트는 까르띠에 코리아, 티파니 코리아, 샤넬 코리아와 같은 명품 주얼리 브랜드의 세일즈 매니저를 거쳐 중앙일보 더 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와 주간동아 [명품의 주인공] 등 기명 칼럼을 써왔으며 현재 여성경제신문에 [민은미의 보석상자]를 연재 중이다.

그간 주얼리와 보석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들려주었다면 이번 도서를 통해 민 칼럼니스트는 명화 속 주얼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주얼리사의 흐름에 따라 술술 읽히도록 쉽게 써내려갔다.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화의 주얼리를 이야기를 들려주어 독자들이 주얼리와 명화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주얼리의 ‘주’자도 모르는 나조차 흥미를 가지고 읽어 내려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목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베르메르의 걸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다. 책에서는 화가 ‘베르메르’ , 주얼리 ‘진주’,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순으로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베르메르의 최애 주얼리 ‘진주’

베르메르는 램브란트, 프란스 할스와 함께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 시대인 17세기를 대표하는 세 명의 대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 중 남아있는 것은 단 36점에 불과하다. 그런 그의 작품에는 거의 진주가 등장한다. 진주를 최애 주얼리로 꼽았던 것일까?

진주는 인류가 사랑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보석 중 하나다. 진주는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잉태된 유기질 보석이다. 즉 살아 있는 조개류의 몸에서 형성되는 구슬 모양의 딱딱한 분비물 덩어리가 진주다. 이러한 진주는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천연 진주는 매우 희귀한 바다의 선물이었다. 그만큼 가격이 매우 비싸 왕족이나 귀족, 부호들 정도만 소유할 수 있었다.

일화가 있는데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고대 로마의 실력자인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기 위해 연회 중 식초에 진주를 녹여 마셨다고 한다. 이를 본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대범함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고대부터 진주는 여왕의 보석이었다.

베르메르가 살았던 17세기 네덜란드에서도 천연 진주는 지극히 귀하고 비쌌다. 당시 네덜란드는 진주를 중국의 도자기와 같은 다른 사치품들과 함께 아시아에서 공수해 왔다. 일반인들에겐 엄두도 못 낼 보석이었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연합뉴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연합뉴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이 시기에 그려진 작품으로 베르메르의 그림 속 소녀가 착용한 진주 사이즈도 상당히 큰 것이었다. 여기서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소녀의 진주 귀걸이는 천연 진주일까.

실제로 천연 진주였다면 엄청난 가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수의 예술 전문가들 의견은 모조품 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모조 진주 여부를 가리는 것이 핵심은 아니다. 베르메르의 진주는 그림 속에서 영원히 빛을 머금고 오늘도 반짝이고 있다.

베르메르는 ‘진주의 화가’다. 위에서 말했듯이 남아있는 36점의 작품 중 무려 18점에 진주가 나오니 말이다. 더욱이 그가 살던 시대에 진주가 대유행이었다고 하니 그는 트렌드를 좇는 트렌드 세터이자 보석을 사랑한 화가 베르메르. 그는 진주에 진심이었던 것이 아닐까?

<그림 속 보석 이야기> 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이외에도 베르메르의 다른 작품 속 진주 이야기를 이야기해준다. 또한 천연 진주와 양식 진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해주며 진주에 얽힌 고대 일화와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극찬한 사례까지 담고 있다.

이 책은 주얼리의 역사와 그에 얽힌 명화 그리고 작가가 살았던 시대 배경과 작가의 식견까지 더해져 더없이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디 가서 그림 보며 아는 체 할 수 있을거 라는 얄팍한 마음으로 읽다가 어느새 책 내용에 빠져버렸다.

책에는 위에서 소개한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이외에도 얀 반 에이크, 왕관과 천사의 보석 사파이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담비를 안은 여인’ 속 제트 목걸이, 홀바인과 앤 불린의 B이니셜 펜던트, 벨라스네스 작품 속 마르가리타 공주의 보디스 장식, 카스틸리오네의 묘사, 청나라 건륭제의 비취, 부셰와 퐁파두르 부인의 카메오 팔찌, 비제 르 브룅, 마리 앙투에니트 그리고 2800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 신윤복 ‘미인도’에 담긴 삼천주 노리개, 엥그르 作 나폴레옹 시대의 유색 보석과 에메랄드, 빈터할터가 남긴 엘리자베스 황후의 ‘시씨(Sisi) 다이아몬드 스타’, 클림트와 ‘오스트리아 모나리자’의 다이아몬드 초커 등이 소개된다.

차 한잔과 함께 흥미로운 차례부터 읽어 나가기를 추천한다. 더운 여름날 선선한 바람과 함께 역사 속으로 함께 빠지기를 기대하며 일독을 권한다.


저자 민은미

주얼리 칼럼니스트이자 작가

GIA GD, GIA AJP, AGK

전 까르띠에 코리아, 티파니 코리아, 샤넬 코리아 세일즈 매니저. 2018년부터 중앙일보 더 오래 코너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와 주간동아 [명품의 주인공] 등 기명 칼럼을 써왔다. 현재 여성경제신문에 [민은미의 보석상자]를 연재 중이다. 주얼리와 보석 이야기로 독자들과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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