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젠지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국제 대회 ‘PGS(펍지 글로벌 시리즈) 4'에서 이틀 연속 상위권을 유지하며, 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젠지(GEN)는 8일 중국 상하이 글로벌 콘텐트 수출 센터에서 진행된 PGS 4 파이널 스테이지 2일차 여섯 매치에서 43점(23킬)을 추가하며, 중간 합계 82점(49킬)로 4위에 랭크됐다.
전날과 같은 4위를 유지한 채 1위 이아레나와의 격차가 40점으로 다소 더 벌어졌지만, 포인트를 쌓기 위한 선수들의 집념만큼은 돋보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젠지는 이날 첫 경기였던 에란겔 맵 매치7에서 두 번째 자기장 대회전을 통해 힘겹게 서남쪽으로 진입했지만, 세 번째 자기장이 다시 한번 북동쪽으로 쏠리며 인서클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한 번 더 동쪽으로 형성된 네 번째 자기장 상황에서 페트리코 로드의 집단지를 공략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케르베로스 이스포츠까지 개입, 2킬만을 얻은 채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이에 실시간 순위도 6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젠지는 매치8에서 곧바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에란겔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젠지는 첫 자기장부터 마주한 TSM을 애더(Adder·정지훈)의 1킬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세 번째 안전구역 북동쪽에서 로족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젠지의 분주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특히 발포(Barpo·김민재)와 렉스(Rex·김해찬)의 매서운 샷이 돋보였는데, 두 선수는 하울, 팀 팔콘스, 포 앵그리 맨 간 난전 구도에 지속적으로 개입해 각각 4킬과 2킬을 뽑아내며, 팀의 사기를 높였다.
다만, 다섯 번째 자기장 이후 상황이 아쉬웠다. 안전구역에서 벗겨지며 로족 탈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더와 발포가 홀로 생존해 변수를 창출하려던 블리드 이스포츠 해피(Happy) 선수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전력이 반파된 젠지는 렉스가 TOP4까지 오르며 분전했지만, 치킨 획득에는 실패, 16점(12킬)을 추가했다. PGS 4 들어 점차 교전력이 올라오는 부분은 고무적이지만, 자기장 변화에 따른 운영 과정에서의 잇단 스쿼드 손실이 또 다시 아쉬운 매치였다.
이 같은 장면은 비켄디 전장 매치9에서도 나왔다. 젠지는 네 번째 자기장 이아레나와 나투스 빈체레 간 사이에서 활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애더가 잡히며 흐름이 무너졌고, 결국 2인 스쿼드였던 나투스 빈체레와의 교전에서 1킬만을 더한 채 빠르게 탈락하고 말았다.
태이고로 옮긴 매치10도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 자기장 후반 빌드업을 위해 중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페트리코 로드에 토시가 잘리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네 번째 안전구역이 젠지 예상대로 형성됐던 만큼, 디테일한 운영으로 전력을 유지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또 TOP4 교전에서 외곽으로 돌아 버투스 프로의 측면을 공략하려던 승부수 역시, 오히려 애더가 먼저 잡히며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에, 젠지는 오랜만의 우호적인 자기장 흐름 속에서도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결국 나투스 빈체레와의 2대 4 치킨 싸움에서 패하며 9점(3킬) 추가에 만족해야만 했다.
1위 이아레나와의 격차가 54점까지 커진 젠지는 그나마 매치11 치킨을 통해 얼마라도 만회할 수 있었다. 그리고 풀 스쿼드가 유지됐기에 가능했던 치킨이었다.
젠지는 미라마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자신들의 랜드마크인 몬테 누에보와는 극단적인 엘 아자르 중심의 첫 자기장이 형성되며 출발부터 부담을 안았다. 더욱이 크루즈 델 바예로 힘겹게 인서클에 성공했지만, 두 번재 자기장마저 남쪽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이 같은 불운한 초반 자기장 흐름에서도 북서쪽에 자리한 젠지는 매치11 첫 킬이 일곱 번째 안전구역에서 나왔을 만큼, 최대한 교전을 자제한 채 후반을 도모했다. 이를 기반으로 온전한 전력을 유지하며 TOP4까지 오르는 데 성공했고, 지형적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TSM이 다소 의외의 판단으로 전력이 반파, 3킬 치킨을 획득할 수 있었다.
킬포인트가 다소 부족하기는 했지만, 이동거리가 무려 5만2385m였을 만큼, 초반 만만치 않은 자기장 흐름에서 챙긴 값진 치킨이었다, 특히, 선두를 달리던 이아레나가 1점 '광탈', 격차를 42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MOM(Man of the Match)에는 2킬 493대미지를 기록한 토시(Tosi·성윤모)가 선정됐다.
하지만 젠지의 흐름은 매치12에서 다시 한번 자기장에 꺾이고 말았다. 첫 자기장이 로스 레오네스 남쪽, 물을 절반 가량 포함한 상태로 형성됨에 따라, 또 한 번 인서클에 어려움을 겪었고, 두 번째 자기장은 남쪽으로, 세 번째 자기장은 동쪽으로 지속적으로 도망가며 결국 젠지는 블리드 이스포츠 거점 공략이란 강수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렉스와 애더가 1킬씩을 기록하는 등 분전했지만, TSM까지 참전하는 난전 구도 속에 2점(2킬)만을 얻은 채 빠르게 이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이에 매치11 치킨으로 3위까지 올라섰던 젠지는 마지막 경기에서 16점을 추가한 버투스 프로에 밀리며 다시금 4위로 내려앉았다. 무엇보다도, 1, 2위를 달리던 이아레나와 트위스티드 마인즈가 나란히 0점 '광탈'한 상황에서 격차를 더 좁히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정민 해설위원은 "젠지가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위해선 추가적인 킬포인트 획득을 위해 출장을 나갔다 끊기기보다는 치킨을 위한 전력 유지,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른 확실한 무게 중심 이동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아레나와 대조적인 부분으로, 이아레나는 필요한 영역과 교전에 중점을 둔 '히트 앤드 런' 전략으로 파이널 스테이지 12매치에서 무려 7차례나 TOP4에 올랐다.
PGS 4 우승 상금 10만달러(약 1억3700만원)와 PGS 포인트 300점의 주인공이 가려질 파이널 스테이지 최종일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며, 배그 이스포츠 공식 유튜브, 아프리카TV, 치지직, 틱톡, 네이버 이스포츠 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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