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3나노부터 삼성 기술 채택 계획 언급...이미 HBM에 협력 중
HBM은 SK하이닉스, 파운드리는 TSMC에 밀리던 삼성전자의 반전 계기
[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AMD가 3나노(㎚) 제품부터 삼성전자의 기술 채택 계획을 언급했다. 이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협력하고 있는 두 회사가 파운드리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으로 보이면서 HBM에서는 국내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에서는 대만 TSMC에 밀려 고전 중인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 AMD 물량을 수주하면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AMD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아이멕테크놀로지포럼(ITF) 2024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리사 수는 “기존에는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를 사용해왔으나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로, 전류의 누설을 막아 기존 핀펫 구조보다 전력 효율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현재 3나노 공정에서 GAA 기술을 적용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도입했다.
리사 수 CEO가 이번에 트랜지스터 구조에 변화를 주는 이유는 과도한 전력 소모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전력 소모량이 폭증하면서 AMD는 역시 연산을 담당하는 AI 반도체의 전력효율 개선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5나노 핀펫 공정 대비 3나노 GAA의 성능이 30% 높고, 전력 소모량은 50% 낮다고 밝힌 바 있다. AMD가 3나노부터 삼성 파운드리의 GAA 공정을 통해 칩을 생산하기로 한 것도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TSMC는 3나노에서도 GAA보다 한 세대 아래 기술로 평가받는 핀펫을 고집해왔으나 2025년 2나노부터 GAA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GAA의 기술적 우위는 확인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TSMC가 3나노 공정에서 우량 고객사인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의 주문 물량을 소화하느라 추가 가동 여력이 낮은 점도 AMD가 삼성 파운드리를 택한 것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AMD 물량 수주가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파운드리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3%로, 1위 TSMC(62%)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삼성 파운드리가 AMD 수주 이력을 잠재 고객사들에게 강조할수 있게 된 만큼 TSMC 따라잡기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 관계는 공고해지고 있다. 이미 AMD는 삼성전자로부터 HBM3E를 공급받고 있는데 파운드리 공정에서도 삼성 기술을 택하게 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서 양사의 협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13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에도 빌 은(Bill En) AMD 기업담당 부사장이 연사로 나서는데 양사의 향후 협업 계획을 밝힐 수도 있다.
Copyright ⓒ 아시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