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종섭 3번 통화 보도에 與 "더 지켜봐야" 野 "채상병특검 당론 추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아시아투데이 박지은 유제니 기자 =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사망 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던 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3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제22대 국회 첫 의원총회를 열고 '채상병 특검' 재추진을 당론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보도 관련 질문에 "제가 그 유무 자체를 확인하기도 어렵다"며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추 원내대표는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드리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도 그 결과를 지켜보며 그다음 대응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통화 여부가 보도된 것을 두고 공수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추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후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규명 중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공수처 수사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을 내세워 특검을 주장하는 데 대해선 "논리 모순"이라며 "공수처가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을 잘 밝히고 있다면, 자꾸 특검을 운운할 게 아니라 수사 결과를 잘 지켜보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특검법이 부결되자마자 재발의를 이야기하고 표 계산과 이탈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기승전 정쟁용' 법안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이병화 기자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민수 대변인이 밝혔다.

한 대변인은 최고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해병대원 특검법이 폐기됐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장관과 개인 휴대전화로 3번이나 통화한 일이 언론보도로 확인됐다"며 "윤 대통령의 직접 연루 가능성이 정황상 부상하는 상황으로 민주당 최고위는 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내일 첫 의총을 열어 해병대원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특검의) 내용은 몇 가지 보완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법 외에도 전국민 25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민생위기 특별조치법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22대 국회 첫 당론이 채상병 특검법 추진으로 정해질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1호 법안도 정하지 못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직 고심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