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UN 측은 약 670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르한 악토프락 UN 국제이주기구(IOM) 대표는 24일 오전 북부 엥가주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피해가 예상치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악토프락 대표는 “현재 주택 150채 이상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계속 토양이 유실되고, 바위가 떨어져” 구조대도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물이 계속 흐르고 있어 모든 이들이 엄청난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지표면에 균열이 생기면서 이번 산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현지 주민들 또한 주택 250채를 뒤로한 채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이곳 지역의 거주민은 약 4000명 정도다.
그러나 구호 활동을 돕고 있는 인도주의 단체 ‘케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인근 지역의 부족 분쟁을 피해 이곳으로 유입된 사람들도 있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번 사태로 이재민 최소 1000명이 발생한 가운데 악토프락 대표는 농작물 밭과 식수 공급이 거의 다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산사태는 현지 시각으로 대부분이 자고 있던 24일 새벽 3시쯤 발생했다.
‘케어 오스트레일리아’의 대변인은 “이번 사태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파악하긴 힘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산사태 발생 시각을 고려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6일까지 발견된 시신은 고작 5구뿐으로, 다른 1구는 부분적으로 수습됐다.
악토프락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이 가족이 매몰된 곳의 중장비 투입을 꺼려 하는 등 시신 수습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신 주민들은 “막대기, 삽, 농기구 등을 동원해 땅속에 묻힌 시신 수습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선 큰 바위, 나무, 흙 등의 산사태 잔해가 최대 8m 높이로 쌓여 있기도 하다.
‘케어 오스트레일리아’는 엥가주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단 하나뿐으로, 이곳 도로 곳곳에 잔해가 떨어지면서 현장 접근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악토프락 대표는 해당 도로 주변에서 벌어진 부족 간 폭력 사태 또한 구호 활동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에만 총 8명이 사망하고, 상가 5채, 주택 30채가 불에 탔다”는 악토프락 대표는 이러한 소요 사태 또한 산사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역 사회는 피해 주민들에게 식량과 물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엥가주 정부 또한 식량, 식수, 위생용품 등을 배급할 예정이다.
UN 국제이주기구는 주민들에게 담요, 침구, 매트리스 등 식량 외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악토프락 대표는 26일 기준 파푸아뉴기니 정부 산하 ‘국가재난센터’ 측은 외국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파푸아뉴기니는 인구 약 1170만 명의 섬나라로, 사용하는 토착어만 해도 약 850개에 달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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