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24년 전남교육감 표창 계획 보니 현대판 ‘선조 공신록’

조재호 기자 (사진= 브릿지경제)

조선의 왕 가운데 선조는 임진왜란이 끝나자 ‘공신록’을 발표한다. 이른바 공신들의 공로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에 호성공신(扈聖功臣)은 1604년 선조 37년 6월 25일 한양에서부터 의주까지 어가를 모신 공신이다. 또 선조가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수발을 든 공신을 호성원종공신으로 봉했고 여기에는 1등, 2등, 3등으로 구분을 지었다. 다음으로 왜적을 정벌한 장수와 군량을 마련한 공신들은 선무공신이라고 했다. 조선사의 부끄러움중 으뜸이다. 상벌로서 나라의 기강을 잡으려면 누가 보더라도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나 공신록을 보면 피난길의 말 머리꾼들에게 호성공신이라고 추켜세웠으나 정작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장수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상을 주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순신과 같은 반열에 원균을 둔 것을 보아도 선조의 공신록은 엉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부끄러운 역사를 서두에 소개한 것은 ‘2024학년도 전라남도 교육감 표창 계획’ 때문이다. 교육청이란 모름지기 교육 현장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가 될 터이다. 이런 논리라면 교육청은 서브이며 학교가 메인이다.

그러나 지금 교육청은 주인처럼 행세하고 있고 학교는 종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가표창 인원을 보면 교육 전문직원 46명, 일반직 455명으로 나타났다. 감사관 표창 인원도 전문직 1명, 일반직 26명이며 정책기획과 표창도 학교업무정상화 부문 전문직 2명, 일반직 8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전복지과 교육 급여 및 교육비 지원 사업 부문을 보면 전문직 0명. 일반직 2명, ▲교복 및 다자녀 지원 사업 전문직 0명, 일반직 6명, ▲교육 복지 우선지원 전문직 0명, 일반직 2명 ▲초등 돌봄교실 및 방과후학교 전문직 0명, 초등교사 5명, 중등교사 5명, 일반직15명 ▲재난 안전사고 예방 및 봉사 유공자 표창 전문직 1명, 일반직 10명 등으로 나타났다.

표창은 일반직이 싹쓸이해 받는 반면 교육비 지원사업, 교복 다자녀 지원 사업, 교육 복지, 방과후, 안전사고 예방 업무 등 어려운 업무는 모두 교사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얘기다.

종이 주인을 농락하는 꼴이다. 선조의 공신록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대중 교육감은 이러한 지적에 눈감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남= 조재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