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카세미루가 말년에 센터백으로 고통받고 있다.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아스널에 0-1로 패했다. 맨유는 리그 8위(승점 54)를 벗어나는 데 실패하며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맨유가 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아스널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물론 아스널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단 2회 기록하는 등 세밀함에서 아쉬움을 보였지만 최근 두 팀의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는 맨유가 아스널을 상대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경기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 팀의 승부를 가른 것도 결국은 세밀함이었다. 전반 20분 안드레 오나나가 카이 하베르츠의 압박을 피해 골킥을 처리했으나 이것이 윌리엄 살리바에게 끊겼고, 공을 이어 받은 벤 화이트가 전방에 있던 하베르츠에게 패스했다. 골키퍼에게 압박을 가하던 하베르츠였기에 평소였다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을 터였지만, 미처 수비라인을 맞추지 못한 카세미루 때문에 온사이드가 됐다. 하베르츠는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간 뒤 중앙으로 패스했고, 이를 수비 뒤에서 쇄도한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마무리했다. 명백한 카세미루의 실책이었다.
카세미루는 지난 크리스탈팰리스전에도 0-4 대패의 원흉이었다. 수비라인 바깥으로 뛰쳐나갔음에도 마이클 올리스의 드리블을 저지하지 못하고 넘어지며 선제 실점을 내줬고, 장필리프 마테타에게 허용한 두 번째 실점에서도 태클에 실패해 공간을 내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네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아예 수비 진영에서 공을 지켜내지 못하고 다니엘 무뇨스에게 공을 뺏기며 실점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카세미루에게도 억울한 측면은 있다. 맨유는 현재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해리 매과이어, 라파엘 바란, 빅토르 린델뢰프 등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있다. 카세미루는 말 그대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앙수비를 섰다. 애초에 라인 조절보다 광범위한 커버와 선제적인 수비에 강점이 있는 미드필더였다는 점도 수비에서 잦은 실수가 나온 이유였다.
그럼에도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경기 후 게리 네빌은 ‘스카이스포츠’에서 카세미루가 기본적인 실수를 했다고 평가했다. “카세미루는 최근 비난받고 있고 앞으로 조금 더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카세미루의 경험치를 미뤄봤을 때, 그는 공이 상대에게 넘어간 것과 하베르츠가 있는 곳을 봤을 것이다. 그는 더 빨리 일어나야 했다”라며 카세미루가 안일한 수비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로이 킨은 “카세미루는 전력질주를 했어야 한다. 그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고, 웨인 루니는 “카세미루가 미드필더든 센터백이든 (수비라인을) 밀어낼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게을렀다”고 혹평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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